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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H. 엘리엇, “대서양의 두 제국”

시간은 불연속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을 기록해 놓은 역사는 불연속적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는 게 좋겠다. 단지 기록이 그렇다는 것이다. 역사 자체는 단지 지나간 시간일 뿐이며, 따라서 시간이 뚝뚝 끊어진 채로 흐르지 않는 바에야 역사 역시 뚝뚝 끊어진 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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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브링클리,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1~3”

뉴스나 사회적 이슈를 접할 때 종종 두려움이 들 때가 있다. 사안의 중대함 탓에 느끼는 두려움과는 다른 두려움이다. 나도 모르게 즉각적으로 좋고 싫음을 판단하는 데에 대한 두려움이며, 말하자면 직관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특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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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놀트 하우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예술은 특별하지 않다. 사회와 시대의 한계는 예술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며, 제도 안에서 제도와 공생하는 또 하나의 제도이기도 하다. 가령 전쟁영웅을 추앙하는 사회라면 예술도 전쟁영웅을 기리게 마련이다. 종교적인 시대에서는 종교적 주제가 곧 예술의 주제가 되고, 길드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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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 드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앙시앙 레짐과 프랑스 혁명”

1989년 이후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이었다. 시장주의의 승리와 맞물려 민주주의는 사회정의의 유일한 실현수단으로 인정받았고, 인류에게 남겨진 과제란 오직 이 승리를 더욱 확대시켜나가는 것일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거의 30여년이 흐른 지금, 인류는 더 많은 갈등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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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20년의 위기”

지식은 해석이다. 해석이 없는 자료는 아무리 많더라도 단순한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지식은 자료로부터 잉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반대이다. 해석이 먼저이고, 근거로써 자료가 요청된다. 물론 새로운 사실의 발견 등으로 인해 기존의 지식에서 결함을 찾아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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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부루마, “0년”

1945년. 전쟁이 끝났다. 세계대전이라는 명칭 그대로,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지구의 어디에도 없었다. 직접적인 전장이 되어 일상적인 생필품을 구하는 데에 생명을 걸어야 했던 지역만 해도, 영국에서부터 유럽대륙과 북아프리카를 지나 인도차이나와 동아시아 전역에 이르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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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한 인간에 의한, 인류에 대한 혹은 인류를 위한 고발장 적절하게 냉소적이고, 적절하게 분노하며, 적절하게 진지하다. 유발 하라리는 흔해빠진 예찬이나 탄성, 분칠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해파리와 개코원숭이보다 과연 인간이 더 나은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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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V. 웨지우드, “30년 전쟁”

빅토리아 웨지우드가 한 사람의 학자이길 원했다면, 아마 이런 책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은 30년 전쟁의 모든 면면을 다 담아내고야 말겠다는 야심과는 거리가 멀다. 한 사람의 스토리텔러이자, 또 그보다도 앞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녀는,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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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아리기, “장기 20세기”

금융과 국가권력, 그리고 자본주의. 저자 스스로가 고백하듯, "장기 20세기"라는 제목은 이 책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어떻게 등장해서, 어떻게 발전해왔고,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갈 것인가. 조반니 아리기는 20세기의 자본주의를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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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아리에스, “아동의 탄생”

이 책에는 다른 제목을 붙여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가족애의 탄생, 근로자의 탄생, 교육과정의 탄생 등은 좋은 후보이다. 유치함의 탄생이라든지 혹은 미숙함의 탄생 등은 더욱 괜찮아 보인다. 풍속화 등의 회화작품에서부터, 예절서와 회고록, 그 외의 잡다한 기록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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퓌스텔 드 쿨랑주, “고대도시”

퓌스텔 드 쿨랑주에게 역사란 발전의 과정이다. 가족신앙에서부터 도시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그는, 고대세계를 가족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국가로, 점차 보편성이 확장되는 과정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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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얼마나 알 수 있을까. 아니, 자신이 경험했던 것조차도 과연 나는 자신있게 이것에 대해 아노라고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책은 나쁘다(부디 이 말이 이상하게 인용되지 않기를, 그럴 일도 없겠지만). 크게 좋은 일을 해본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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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니 휴즈, “아테네의 변명”

흥미로운 관점, 풍부한 서술. 굳이 비유하자면 "아테네의 변명"은 단비와도 같다. 절실하지만 정작 쉽사리 찾아보기는 힘든, 지성의 토양이 메마르지 않게끔 꼭 필요할 빗줄기이다. 물론 지나친 호들갑 같기는 하지만 꼭 과장만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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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모스, “증여론”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친구가 책 한 권을 빌려갔었더랬다. 그리고는 얼마 후, 여기저기 메모를 하면서 읽은 탓에 도저히 그대로 돌려줄 수가 없게 되었으니 새 책으로 바꾸어주면 안 되겠냐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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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라이트, “빼앗긴 대륙, 아메리카”

언제부턴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미대륙의 역사는 왜 한결같이 1492년에서부터 출발하는 걸까. 미국의 역사는 또 왜 한결같이 메이플라워로부터 시작해서는 독립선언문으로 훌쩍 건너뛰어버리는 걸까. 심지어 어떤 저술의 경우엔 미대륙을 다루겠다더니 뜬금없이 대서양 저편의 로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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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르키비츠, “미학사” 1~3

마스터피스. 이 단어처럼 타타르키비츠의 방대한 저술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도 없을 것 같다. 양도 물론이지만, 그냥 읽다 보면 마치 오랫동안 공들인 장인의 작품처럼 오랜 인내가 깃든 집약적인 연구성과라는 점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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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헤린, “비잔티움”

중세의 시작이자 중세의 끝. 에우로페(EUROPE)이면서도 유럽(EUROPE)은 될 수 없었던 나라. 비잔티움은 여러모로 특별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로마의 유산을 이어받아 서유럽의 상업정신을 이끈 매개체였으며, 기독교의 중심축 중의 하나인 동시에 이슬람과 만나는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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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만약 그가 오늘의 세계를 바라본다면, 그렇더라면 어떠한 생각을 했을지가 궁금해진다. "어제의 세계"는 자서전이면서도 유서이다. 노쇠한 시대를 보냈던 젊은 시절에 대한 향수이고, 또 낯설은 현재에 대한, 약간쯤의 변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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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르트 마크, “유럽사 산책”

아주 익숙한, 하지만 이내 낯설어질. '그들의 일상은 역사가 된다'는 카피처럼, 헤이르트 마크는 역사를 사건들의 연속으로 이어붙이지 않는다. 20세기의 끝자락, 1999년의 유럽에서 사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파리에서, 런던에서,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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