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혹은 13살. 확실하지 않다. 확실한 건 그저 한 소년이 있고, 살아가기 위해 애쓴다는 사실 뿐이다. 그렇지만 흔히 하는 말처럼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보려 해도, 마치 거대한 벽을 마주한 것 마냥, 아니 차라리 그보다는 마치 헤어나올 …
Read more »웅변도 숫자도 필요없다. 사실의 힘, 오직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애써 웃기려 들지도 않고, 애써 울리려 들지도 않는다. 멋지고 아름다운 주연 배우의 노출씬도 필요없으며, 끝이 없는 CG로 눈을 속이지도 않는다. 색다른 상상력 따위도 없으며, 괜시리 관객들을 깜짝 놀…
Read more »제때에 맞춰 보지 않아 아쉬울 만한 영화가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다. 만사 귀찮음을 나중으로 미뤄둬도 좋을 자유로 포장해왔고, 제 시간에 맞춰 산다는 게 점점 더 피곤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앞에선 더 이상 이런…
Read more »!!!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 에이미의 인생게임.
Read more »기타노 다케시의 이름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다. 첫 장면부터 심상치가 않다. "천주정"은 폭력에 대한 작품이면서 동시에 폭력적인 작품이다. 묘하게 위화감이 드는 특유의 풍경 안에서, 지아장커는 매우 세련되고 또 정밀하게 폭력을 포착해낸다.
Read more »"제리 맥과이어"에 대한 완벽한 변주. 이 영화는 멋지지 않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든지, 혹은 체념에 가까운 억지를 부리지도 않는다. 옥상 위에서 욕을 들으며 노래할 자유, 'Show me the money'라고 대놓고 말할 수 있을…
Read more »거리를 걷다 더러 길을 묻는 사람들 덕에 당황스러워질 때가 있다. 분명 매일처럼 걷는 길인데, 너무나도 익숙한 거리인데, 여기에 그런 데도 있었던가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다음 날 그 질문의 장소를 발견하고는 한다. 아무런 의미없이 스쳐지나는 것들, …
Read more »많은 논란과 흥미로운 의견이 오갔던 작품이었지만,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설국열차"는 분명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기차 안이 아니라 기차 밖의 세상을 세계로 바라본다면, 나름대로 또 흥미로운 해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
Read more »그의 삶은 아름답지 않다. 도대체 뭐 하나 되는 일도 없고, 매일 밤 어디에 빌붙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비굴해야 할 처지이건만 자존심이 내내 발목을 잡는다. 괜히 성질을 부렸다가 얻어맞기나 하고,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보려 이리저리 헤메보아도 결국, 짐짝처럼 무겁…
Read more »기발하다거나 현란한 연출은 없다. 언성을 높이지도 않는다. 막장드라마에서 지겨우리만큼 반복되었던 소재도, 하지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는 그렇게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 낯익은 일상, 나직한 질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은 지극히 차분하다. …
Read more »별미, 혹은 맛있는 요리.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맛집. "델리카트슨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아이와 어른, 남녀노소를 가리지도 않는다. 쉬이 찾아보기 어려운 먹거리를 얻기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는 기세등등 달…
Read more »왜 18세 미만 관람불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30세 미만 관람불가인 영화. 그들은 순수했었고, 성숙해졌고, 그리고 나이들었다. 비엔나와 파리를 거쳐 도착한 곳, 그리스. 아름다웠던 연인들의 이마에는 이제 주름살이 완연하고 마치 오래된 숱한 유적들처럼 그들 역시…
Read more »1. "스파이더맨" 시리즈 이제 OO맨시리즈 숙제는 끝냈다! 야호 -_- 불쌍할 정도로 얻어터지는 것도 모자라, 영웅도 현실세계의 삶은 힘들다... 아니 어쩌면 찌질할 수도 라는 게 최고의 감상포인트. 배트맨 오리지널이나 엑스맨이야 감독이 바뀌었으니 그렇다…
Read more »김기덕 감독이 미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났더라면, 아마도 딱 이런 느낌의 작품을 했을 것만 같다. "윈터스 본"은 잔인하다. 대놓고 피가 살이 튀기는, 그런 장면 따윈 하나도 없는 데에도, 섬세한 감정선과 치밀한 화면구성만으로도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 데…
Read more »역시 나날이 느끼는 기억력의 감퇴. 보고 바로바로 쓰지 않으면 잊어버림. 불과 며칠만에 여전히 정리해놓지 않은 영화들이 생각남. 1. "치코와 리타" 빌보 발데스의 음악이 단연 압권. 스토리는... 솔직히 좀 신파적. 약간 구식이기도. 상당히 호흡…
Read more »관심이 있어도, 관심이 없어도, 계속 미루어두기만 했던 영화들. 대부분이 화제가 만발했던 블록버스터들이라 간단히만 정리. 망각 방지용. 1.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 제주 4.3을 재조명한 의의는 새삼 다시 말할 필요가 없겠음. 역사의 무게에…
Read more »위인전. 솔직히 말하자면, 딱히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의 반항심 넘치는 청년도 이제는 나이가 들었다는 정도? '우리는 미국인이다'라는 자긍심은 헐리우드 영화라면 정도의 차이일 뿐이니, 굳이 더 따지고…
Read more »손 안의 미디어, 그 속에서 살아남는 법. 네러티브 따위는 없다. "홀리 모터스"에서는 오로지 순간만이 존재한다. 한 순간이 사라지면 다음 순간이 온다. 다음 순간이 지나가면 또 다음 순간이 온다.
Read more »충격. 그 하나의 단어밖에는 떠오르지가 않는다. "에반게리온 : Q"는 완전히 다르다. 원작은 둘째치고, "서"와 "파"로부터 이어지는 연속물로써도 맞닿는 구석이 없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
Read more »1979년, 또 하나의 뮤지컬. " 헤어 "와 같은 해에 등장한 "올 댓 재즈"를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어쩌면 1979년은 섹스와 약물로 마음껏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었던 마지막 해가 아니었을까, 뭐 그런. 물론 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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