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은 아름답지 않다. 도대체 뭐 하나 되는 일도 없고, 매일 밤 어디에 빌붙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비굴해야 할 처지이건만 자존심이 내내 발목을 잡는다. 괜히 성질을 부렸다가 얻어맞기나 하고,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보려 이리저리 헤메보아도 결국, 짐짝처럼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기타만 남아있다.

아마도 어떤 이는 그가 한심하게 생각될 지도 모른다. 사실 그 스스로도 자신이 찌질하게만 여겨진다. 하지만 자기보다 딱히 실력이 더 나아보이지 않는 것들이, 한 때 함께 음악을 연주했던 이들이 잘 나가는 걸 볼 때마다 술이 땡기는 걸 어쩔 수가 없다. 길바닥에 등을 기대고 앉아 헛웃음을 짓는다. 언제까지 길거리를 전전해야 할지, 언제까지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 그는 아무런 것도 확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일까. 비록 길 잃은 고양이와 같은 삶일지라도, 자랑할 만한 거라곤 하나도 없는 인생일지라도, 어쨌든 그에겐 빌어먹을 기타가 있고 인생을 노래할 수 있으니. 율리시즈의 항해나 그의 삶이나 수고롭다는 데에선 아무런 차이가 없다. 예술이 아름다운 건, 인생이 꼭 아름답지만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