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파이더맨" 시리즈

이제 OO맨시리즈 숙제는 끝냈다! 야호 -_- 불쌍할 정도로 얻어터지는 것도 모자라, 영웅도 현실세계의 삶은 힘들다... 아니 어쩌면 찌질할 수도 라는 게 최고의 감상포인트. 배트맨 오리지널이나 엑스맨이야 감독이 바뀌었으니 그렇다쳐도, 배트맨 리부트도 그렇고, 왜 꼭 세번째 편만 되면 '음, 이젠 그만할 때가 되었군'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야 마는지 궁금할 따름.


2. "헐크"

이안 감독 본연의 주제의식과 상당히 잘 어울릴 법한 주인공이었으나, 안타깝게도 횡설수설, 도통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전개로 흘러감. 어차피 망했고 평도 좋지 않아서 아무도 관심이 없겠지만, 아무튼 절대로 이 영화만큼은 패스.


3.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스파이더맨의 찐따 친구(-_-;)가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만 해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으나... 오오! 루퍼트 와이어트, 이 분은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셨단 말인가라는 놀라움으로 마무리. 106분의 런닝타임이 끝나고 나서야 진가를 드러내는 영화.

엔딩크리딧을 최고의 명장면으로 만들어버리는 독특한 재능. 과학기술이 과연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인가라는 원작의 문제의식에, 세계화가 과연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인가라는 의문부호마저 더해버렸음.


4. "스탈린그라드"

처절함. 롬멜, 만슈타인, 바실레프스키, 주코프처럼 익히 알려진 2차대전의 장군들 대신, 수백만에 달했던 병사들의 희생이 주인공으로 등장. 보는 내내 마치 1942~3년의 스탈린그라드를 실감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느린 호흡이 단연 압권.

연인 혹은 남겨진 고향에 대한 그리움, 혹한의 고통, 허기, 죽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지루함과 무력감, 허무한 죽음만을 요구하는 애국심, 그리고 살고 싶다는 본능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 설마 없겠지만, 혹여라도 '전쟁 = 낭만'이라든지, '병사들의 고결한 희생'같은 말들을 조금이라도 믿고 있다면 꼭 봐야할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