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하다거나 현란한 연출은 없다. 언성을 높이지도 않는다. 막장드라마에서 지겨우리만큼 반복되었던 소재도, 하지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는 그렇게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

낯익은 일상, 나직한 질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은 지극히 차분하다. 쉽사리 뜨거워지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감독 스스로에게, 영화 속 등장인물들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저마다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심한 척 안부를 묻는다.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일일이 늘어놓는다는 건 어쩌면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글렌 굴드의 연주와 더불어 은은하게, 약간은 서글프게 울리는 목소리.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 영화에서 관객을 요구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관찰자로 머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