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 “나를 찾아줘”
!!!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음
에이미의 인생게임.
그녀는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 이제껏 그녀의 인생은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룰에 따라 움직여졌다. 어린 시절엔 부모가 플레이하는 게임의 장깃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에이미는 동화 속의 주인공이었지만 현실 속의 주인공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한 남자가 나타난다. 이 끔찍한 데서 자신을 구해주겠다는 사람. 그녀는 그를 믿었고, 마침내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상대를 구했다고 믿었다.
기대가 깨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역시 그녀를 정해놓은 룰에 따라 움직이려 했다. 사정은 더욱 나빴다. 부모는 단지 포장지를 뜯고는 내용물에 실망했을 따름이었지만, 그는 곧 싫증을 느꼈고 새로운 게임을 찾으려 했다. 죄목은 분명했다. 게임에 집중하지 않은 죄. 배신당한 그녀는 이제 필사적으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나를 찾아줘]는 진지하지 않다. 보드게임의 룰렛을 돌리며 시작되는 첫 장면에서부터, 데이빗 핀처는 계속해서 이 영화를 게임으로 이끌고 간다. 비디오게임의 화면을 바라보는 그와 TV뉴스의 화면을 바라보는 그녀 사이엔 사실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래서 그가 그녀의 게임규칙을 받아들이는 순간, 즉각 부모의 존재가 사라지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메이징 에이미의 저자는 이제 부모의 자리를 획득한 에이미가 되었다. 허상은 이제 그녀에게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리고 그 역시, 허상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3 Comments
데이빗가 처음 만든 팝콘무비라고도 하더라!
답글삭제어메이징, 그 자체야!
난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장르가 단연코 호로물이었어! 결혼에 대한 기존관념을 모두 재검토하게 되는...
여자가 고스란히 지옥이 되는...
그럼에도 뉴욕 뒷골목에서 멋진 여인과 설탕가루 맞으며 키스는 하고 싶었지요~
크로넨버그는 이상한 꼰대가 되고 핀처는 유머감각이 생겼네
이게 팝콘 무비라니ㅠ
답글삭제핀처의 유머감각...은 정말 옳지 않아! ㅋㅋ
팝콘이 넘어가긴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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