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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딘 라바키, “가버나움”

12살, 혹은 13살. 확실하지 않다. 확실한 건 그저 한 소년이 있고, 살아가기 위해 애쓴다는 사실 뿐이다. 그렇지만 흔히 하는 말처럼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보려 해도, 마치 거대한 벽을 마주한 것 마냥, 아니 차라리 그보다는 마치 헤어나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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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웅변도 숫자도 필요없다. 사실의 힘, 오직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애써 웃기려 들지도 않고, 애써 울리려 들지도 않는다. 멋지고 아름다운 주연 배우의 노출씬도 필요없으며, 끝이 없는 CG로 눈을 속이지도 않는다. 색다른 상상력 따위도 없으며, 괜시리 관객들을 깜짝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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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제때에 맞춰 보지 않아 아쉬울 만한 영화가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다. 만사 귀찮음을 나중으로 미뤄둬도 좋을 자유로 포장해왔고, 제 시간에 맞춰 산다는 게 점점 더 피곤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앞에선 더 이상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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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장커 : “천주정”

기타노 다케시의 이름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다. 첫 장면부터 심상치가 않다. "천주정"은 폭력에 대한 작품이면서 동시에 폭력적인 작품이다. 묘하게 위화감이 드는 특유의 풍경 안에서, 지아장커는 매우 세련되고 또 정밀하게 폭력을 포착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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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니, “비긴 어게인”

"제리 맥과이어"에 대한 완벽한 변주. 이 영화는 멋지지 않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든지, 혹은 체념에 가까운 억지를 부리지도 않는다. 옥상 위에서 욕을 들으며 노래할 자유, 'Show me the money'라고 대놓고 말할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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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 타레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거리를 걷다 더러 길을 묻는 사람들 덕에 당황스러워질 때가 있다. 분명 매일처럼 걷는 길인데, 너무나도 익숙한 거리인데, 여기에 그런 데도 있었던가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다음 날 그 질문의 장소를 발견하고는 한다. 아무런 의미없이 스쳐지나는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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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설국열차”

많은 논란과 흥미로운 의견이 오갔던 작품이었지만,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설국열차"는 분명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기차 안이 아니라 기차 밖의 세상을 세계로 바라본다면, 나름대로 또 흥미로운 해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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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코엔, 조엘 코엔 : “인사이드 르윈”

그의 삶은 아름답지 않다. 도대체 뭐 하나 되는 일도 없고, 매일 밤 어디에 빌붙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비굴해야 할 처지이건만 자존심이 내내 발목을 잡는다. 괜히 성질을 부렸다가 얻어맞기나 하고,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보려 이리저리 헤메보아도 결국, 짐짝처럼 무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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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기발하다거나 현란한 연출은 없다. 언성을 높이지도 않는다. 막장드라마에서 지겨우리만큼 반복되었던 소재도, 하지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는 그렇게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 낯익은 일상, 나직한 질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은 지극히 차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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