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마지막 날이었네요. 전반적으로 짧은 단편들이 이어졌던 오늘을 끝으로 EIDF2010도 막을 내렸어요.

색상구분 : 작년 EIDF개봉작 및 기존상영작 / 베스트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2008)>
<위대한 침묵 (Into Great Silence, 2005)>

<정원사와 21송이의 꽃 (The Gardener and His 21 Flowers, 2010)>
<고스트 노이즈 (Ghost Noise, 2010)>
<라디오 나라의 피터 (Peter in Radioland, 2009)>
<헤밍웨이 따라잡기 (Notes on the Other, 2009)>
<빌딩 173 (Building 173, 2009)>

마지막날 베스트는 유일한 장편이었던 <빌딩 173>을 꼽아야 될 것 같네요. 사진을 이용한 전반적인 스타일도 맘에 들었구요, 하나의 아파트를 통해 중국역사의 다양한 측면들을 살펴보려했던 시도도 괜찮았어요. 다만 조금만 더 길어도 좋지 않았을까 해요. 템포가 다소 빠른 편이라 약간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거든요. 강문 감독의 <귀신이 온다, 2000>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기도 했답니다.

<정원사와 21송이의 꽃>은 자그마치 21명의 아이를 끌어안은 잠비아의 한 농부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아이들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네요. <고스트 노이즈>는 캐나다의 이누이트 예술가 슈비나이 아슈나(Shuvinai Ashoona)의 삶과 예술관을 보여주었답니다. 자연과 서구문명,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이뉴이트인의 자화상을 담는 화가였던 것 같아요.


<빌딩 173>의 한 장면

<라디오 나라의 피터>는 뭐랄까, 조금쯤은 괴팍한 할아버지가 주인공이었네요. 디지털의 감성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금 오래된 라디오를 트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를 알리는 최근의 광고와도 묘한 대비를 이루었답니다. 풍차를 향해 창을 드는 사람도, 그런 사람들을 그저 밀쳐내기만 하는 시대도, 한결같이 씁쓸한 입맛을 남기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헤밍웨이 따라잡기>는 오늘의 가장 독특한 작품이 아니었나싶어요.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헤밍웨이 닮은꼴 선발대회에 대한 이야기였구요, '나는 그다(I am him)'라고 반복되는 나레이션이 조용한 위화감을 주었네요.





이제 정말 끝났네요. 벌써부터 쓸쓸한 느낌마저 들어요 -_ㅠ 첫날이 조금 위태로워보여서 걱정도 했었지만, 날이 갈수록 만족을 더했답니다. 정치적으로 첨예했던 작품이 많았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환경문제나 인권, 생존권 등 보편적인 문제에 보다 집중했던 것 같아요. '우리의 시선 너머(Flying over)'라는 주제와도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었어요. 일주일을 간단히 정리하며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EBS 국제다큐영화제 (EIDF2010) 전체감상평 / 주요추천작


마지막날 전체감상평 + 총정리 : <빌딩 173>
여섯째날 전체감상평 + 수상작 : <내 집은 어디에>, <사당동 더하기 22>
다섯째날 전체감상평 : <삶의 철학자들>, <딸에게 보내는 편지>
넷째날 전체감상평 : <달팽이의 별>, <그곳엔 아무도 살지 않는다>, <소리 없는 노래>
셋째날 전체감상평 : <집으로 가는 기차>
둘째날 전체감상평 : <범고래 루나 구하기>, <디스코와 핵전쟁>, <나의 납치범>
첫째날 전체감상평 : <못난이>, <스페이스 투어리스트>

기존상영작 : <환생을 찾아서>, <찢어라! 리믹스 선언>,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위대한 침묵>, <식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