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시스 앤 얼라이즈Axis & Allies"는 정말 특별한 보드게임이다. 게임시작을 위한 셋팅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보드게임의 1~2판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만한 시간을 요구한다. 그만한 인내심을 요구하면서도 또 미드 "로스트"의 한 에피소드에 잠깐 등장할만큼 가히 독보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의류쇼핑몰 사이트에서 이야기하는 '머스트해브'에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면서도, 오랫동안 벼르며 '머스트해브'하려고 했던 보드게임이기도 하다.

1981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이후 수많은 스핀오프를 만들어내며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해온 "액시스 앤 얼라이즈"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방대하고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1940 시리즈는 고작 보드게임을 일약 콜렉션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게임이라고 평해야할 것 같다. 어지간한 방에서는 펼쳐놓기조차 힘든 176x80cm의 초대형맵, 그리고 무려 1005개에 달하는 피규어가 펼쳐놓는 풍경은 직접 보지 않으면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관을 연출한다.



"액시스 앤 얼라이즈 1940" 시리즈는 한창 독일, 일본 등의 추축국 세력이 잘 나가던 시절,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하는만큼, 전반적으로 추축국에게 유리한 전황으로 시작한다. 수세에 몰린 연합국에게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다. 거의 일방적으로 얻어맞으면서 버려내야만 하고, 그리고 그 중심엔 항상 없는 것보단 나은 연합국의 지원을 받는 영국이 있다. "액시스 앤 얼라이즈 : 퍼시픽 1940Axis & Allies : Pacific 1940"에서 위 사진의 지도처럼 빨갛게 이어지는 버마로드는 거의 언제나 필사적인 첫번째 격전지가 되곤 한다.



그나마 중국과 연합전선을 펼치는 태평양쪽은 그래도 상황이 나은 편이다. "액시스 앤 얼라이즈 : 유럽 1940Axis & Allies : Europe 1940"에서의 프랑스는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몰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제대로 셋팅을 갖추면 지도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유닛들의 숲을 이룬다. "퍼시픽 1940"의 중국과 "유럽 1940"의 프랑스는 동일한 역할을 한다. 패배하되,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고 패배하는가.



"유럽 1940"에서 영국이 더욱 힘겨운 이유는 바로 아프리카 전선 때문이다. 유럽에서 독일의 진격을 막는 것도 힘겨운 판국에 아프리카에선 이탈리아의 진격을 막아내야만 한다. "유럽 1940"에서 추축국 세력의 이탈리아는 "퍼시픽 1940"에서 연합국 세력의 ANZAC(호주-뉴질랜드 연합군)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지리적인 인접성 덕에 좀 더 유용한 존재가 된다.



아프리카에 자리잡은 영국 최후의 방어선. "퍼시픽 1940"도 흥미로웠지만, "유럽 1940"에는 그보다 더욱 흥미로운 요소들이 추가되었다. "퍼시픽 1940"에서 배치되었던 태평양의 많은 섬들처럼 전략적 요충지 곳곳에 자리잡은 중립국들은 전선을 유지하고 진격로와 방어선을 결정하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태평양의 격전지 하와이와 이오지마. 게임을 할 때마다 미국의 중요성을 뼈져리게 깨닫게 된다. 특히나 "퍼시픽 1940"에서 미국이 해상을 장악하지 못하면 연합국의 전황은 급격히 어두워진다. "퍼시픽 1940"이나 "유럽 1940"이나 전반적인 성패는 게임이 얼마나 장기전으로 가느냐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영국이 끈질기게 버텨주고, 그동안 미국이 차곡차곡 유닛들을 모을만한 시간을 벌면 벌수록 연합국의 승리는 가까워진다. 역시 그와 반대로 추축국은 얼마나 빨리 진격하느냐가 중요하기에, 단 한 번의 조그마한 패배가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패배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하나의 빅브라더 소련. "유럽 1940"에서 소련의 존재감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초기 셋팅에서는 대단할 게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슬금슬금 쌓아지는 물량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게다가 "유럽1940"의 맵의 구성상 독일과 이탈리아가 포위된 형태를 이루고 있기에, 빠른 시간 내에 동부전선과 서부전선 중 어느 한 쪽도 확실하게 결판을 내지 못하면 이윽고 다가오는 미국의 진격을 막을 길이 없게 된다.



"퍼시픽 1940"과 "유럽 1940"의 합본시에 볼 수 있는 일본과 소련 간의 대치. 아마도 1940 시리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일과 이탈리아가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일본의 존재는 의외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특히나 중립국 몽고를 둘러싼 러시아의 전선이 매우 넓기에 만약 일본이 몽고를 통해 진출한다면 연합국은 의외의 난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액시스 앤 얼라이즈"는 정말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한 번 펼쳐놓으면 정말 모든 시간과 근심, 고통을 잊게 하는 특별한 게임이기도 하다. 특히나 1940 시리즈는 처음에 말했듯 그저 펼쳐놓는 것만으로 상당한 장관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저런 수싸움에 머리는 좀 아프지만... 만약 특별한 무언가를 원한다면 "액시스 앤 얼라이즈"는 충분한 도전이 될 것 같다.




추신 :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한글로 번역한 매뉴얼을 함께 올려놓으려한다. "퍼시픽 1940"과 "유럽 1940"의 공통되는 부분이 많아 병행으로 번역하였으며, "퍼시픽 1940"에만 있는 내용은 노란색으로, "유럽 1940"에만 있는 내용은 녹색으로 배경색을 구분해놓았다. "유럽 1940"이 뒤에 출시되었기 때문인지, 많은 부분에서 "퍼시픽 1940"의 매뉴얼을 보강하고 있는 듯 하다. 아울러 2면 모아찍기를 염두에 두고 편집했으며, 문장이 매끄럽지 않거나 혹은 수많은 오역이 있을 수도 있다......


"Axis & Allies Europe & Pacific 1940" 한글 매뉴얼(기본/아래)
Axis&Allies_Pacific&Europe_1940_kr(워드)


"Axis & Allies Europe & Pacific 1940" 국가별 요약보조차트(추가/아래| 원본규칙)
Axis&Allies_Pacific&Europe_1940_table(워드)

"Axis & Allies Global 1940" 2판 alpha 3 수정규칙 한글 매뉴얼 및 국가별 요약보조차트
(추가/아래/2013.9.4 재수정 | 원본규칙 적용시 불필요)
Axis&Allies_Global_1940_alpha3_kr(엑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