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축제를 거의 마무리짓는 시상식이 있었답니다. 충분히 받을만한 작품들이었구요, 사전제작도 2편이나 예정되어있어 내년을 더욱 설레이게 하네요.

EIDF2010 수상작


대상 : <집으로 가는 기차 (Last Train Home, 2009)>
다큐멘터리 정신상 : <디스코와 핵전쟁 (Disco and Atomic War, 2009)>
유니세프 특별상 : <달팽이의 별 (Planet of Snail, 2010)>
심사위원 특별상 : <스페이스 투어리스트 (Space Tourists, 2009)>
시청자상 : <달팽이의 별 (Planet of Snail, 2010)>

개인적으로 <달팽이의 별>과 <집으로 가는 기차> 중에서 대상을 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했었답니다. 두 작품은 이번 EIDF2010에서 단연 돋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스코와 핵전쟁>은 사실 조금 의외였어요.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대했었던 작품이었고 또 만족스럽기도 했지만, 수상권까지 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스페이스 투어리스트>는 은근한 깊이를 찾아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기에, 또 수상소식이 반갑게 들리네요.




그리고 오늘 상영작들은... 전반적으로 우울했답니다. 오늘 베스트나 워스트를 꼽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죠.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색상구분 : 작년 EIDF개봉작 및 기존상영작


<소년야구단 (Baseball Boys, 2008)>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The Cove, 2009)>
<식코 (Sicko, 2007)>

<사당동 더하기 22 (A Nice Place, 2009)>
<내 집은 어디에 (Is This My Home?, 2010)>
<내 이름은 살마 (Call Me Salma, 2009)>
<나르기스 (Nagis- When Time Stopped Breathing, 2010)>

우선 <사당동 더하기 22>는 철거민 가족의 인생을 담은 작품이었답니다.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려는 화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가난에서 헤어나올 줄 모르는 한 가족의 모습엔 안타까움을 숨길 수가 없었죠. 노년의 외로운 일상을 담은 <내 집은 어디에> 역시 차분하게 문제를 제기하지만, 집이나 요양원, 그 어느 곳에서도 평안을 얻지 못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봐야만 했어요.


<내 집은 어디에>의 한 장면

태풍으로 인해 대재앙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나르기스>의 경우엔 정말 절망이라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네요. 상당히 불편하기에 어쩌면 조금쯤은 각오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인도의 성적일탈자들을 담은 <내 이름은 살마>는 그나마 밝은 어조를 지니고 있었답니다. 어느 순간에나 자신을 떳떳히 밝히는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네요.

가급적 이미 상영된 작품들은 언급을 안 하려고 했었는데요, <식코>에서 정말 인상적이었던 대사가 있어서 그걸 인용하고 지나가지 않으면 병에 걸릴 것 같아요 : "인류의 상위 1%가 세계의 80%의 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은 사람들이 그걸 참는다는 겁니다."

내일이면 올해 EIDF도 아쉽지만 막이 내리겠네요. 마지막까지 좋은 작품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