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상영작은 최고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편이었던 것 같네요. 역시나 간단하게 정리해봅니다.

색상구분 : 작년 EIDF개봉작 / 베스트 / 문제작


<찢어라! 리믹스 선언 (RiP: A Remix Manifesto, 2009)>
<톰의 특별한 입맛 (Raw, 2008)>

<페트로폴리스 (Petropolis: Aerial Perspectives on the Alberta Tar Sands, 2009)>
<유튜브 보이 (On Line All the Time, 2009)>
<시간과의 사투 (Beating Time, 2010)>
<집으로 가는 기차 (Last Train Home, 2009)>
<사라지는 아이들 (SOLD: Fighting the New Global Slave Trade, 2009)>
<악마라 불린 신부 (The Devil Operation, 2010)>

오늘도 워스트라고 꼽을만한 건 없었기에 문제작을 꼽아봤답니다. 우선 베스트로 꼽은 <집으로 가는 기차>는 단연 돋보였지요. 감독과의 대화에서 감독이 주인공 가족과 친구가 되려했다고 말했던 것처럼, 긴밀한 관계가 자연스러운 결과로 나오게 된 것 같아요. 오늘 작품 중에서 가장 우울한 어조이긴 했지만, 그만큼 현실을 잘 투영해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악마라 불린 신부>는 현대 페루사에 던지는 문제작이었네요. 실제시위 장면이나 생생한 재현 등이 현장감을 잘 살려주었답니다. 점차 거시적인 안목으로 나아가는 연출이라든지, 곳곳에 삽입된 애니메이션 등에선 감독이 지닌 분명한 문제의식 또한 느낄 수 있었죠.

<페트로폴리스>는 절제감이 일품인 작품이었어요. 참혹하게 파괴된 숲은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처럼 흡입력이 대단했죠. 왠지 모를 퇴폐미를 느낀 저 자신이 안타까웠답니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지닌 <바다가 변한다>와 판이하게 다른 스타일도 이색적인 감상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튜브 보이>는 동영상에 한껏 빠져든 소년의 모습에서 현재의 인터넷 문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구요. 아동인신매매를 소재로 한 <사라지는 아이들>은 욕심내지 않고 충실하게 채운 내용이 공감을 자아냈어요.


<집으로 가는 기차>의 한 장면

다만 루게릭 환자의 투병을 다룬 <시간과의 사투>와 같은 경우는 감독의 의도가 지나치게 느껴져 조금 아쉬웠네요. 홍보영상 같은 느낌도 들었구요. 하버드 MBA출신의 엘리트가 대통령에게 지원을 약속받는 장면은 바로 뒤의 상영작 <집으로 가는 기차>와 묘한 대조가 되어 더욱 씁쓸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에선 충분히 배울만한 점이 있었어요.

내일이면 이제 정말 반절을 넘기네요. 국내다큐도 예정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