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킬리쉬산(Mount Quilish) 자락에 위치한 한 조그만 마을의 시민들이 모두 뛰쳐나와 구호를 외친다. 금광개발이 가져올 수질오염에 우려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경찰과의 팽팽한 대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이를 우려한 마르코 신부는 바쁘게 경찰과 시민들 사이를 오가며 중재에 힘쓴다. 서로의 감정을 달래며 마침내 이루어진 합의.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정부의 태도변화와 함께 사태는 평화롭게 마무리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사태가 끝나자마자 마르코 신부는 미디어와 종교계의 격렬한 비난에 직면한다. 게다가 마르코 신부 뿐만 아니라 금광개발의 주요반대자들은 자신을 협박하고 감시하는 이들을 도처에서 발견하게 된다. 점점 늘어나던 의혹은 마침내 방대한 양의 감시문건이 발견되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고, 시민들은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시켰는지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나선다. 페루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뜨거운 문제작. <악마라 불린 신부 (The Devil Operation, 2010)>는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을 기반으로 점차 시선을 확대해나가며, 페루의 금광을 둘러싼 자본의 탐욕과 이권에 눈이 먼 정치권의 부패를 신랄하게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