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부모에게 갈 곳은 없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노인정을 찾아가봐도, 어디에서도 늙은 몸을 반겨주는 이는 없다. 아무리 잠을 자도 시간이 흐르질 않는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봐도 그저 허공을 울릴 뿐이다. 자기 살기에도 버거운 처지의 자식들은 보고 싶다는 부모의 푸념이 내키지 않는 부담이 된다. 어쩌다 함께 있더라도 부모나 자식이나 서로 불편하긴 또 매한가지다. 외로움에 지친 부모는 그저 빨리 죽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부모의 말을 듣고 있는 자식은 또 자식대로 괴롭다.

<내 집은 어디에 (Is This My Home?, 2010)>는 정말 남일같지 않은 이야기이다. 여기가 내 집이냐고 묻는 할머니의 말이 귓청에서 떠나질 않는다. 오랜 시간 살아온 자신의 집에서조차 더 이상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부모에게 과연 무어라고 대답해야할까. 정작 나 자신이 그런 때가 왔을 때 또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것일까. 시대의 변화는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가볍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