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어제와 오늘.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서울시는 도시미관이라는 이름 하에 부끄러운 모습들을 지우려한다. 소위 '온국민의 축제'의 이면에는 집을 잃어야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두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22년. 살던 곳에서 쫓겨난 한 가족의 긴 세월이 <사당동 더하기 22>를 통해 메아리친다.

시간이 지나며 서울의 모습은 무던히도 변해왔다. 어렸을 때의 모습이 거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아니 1년만 지나도 영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감독의 나레이션처럼 가난의 흔적은 점차 사라져왔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이가 어른이 되고, 또 다시 아이가 태어나도 삶은 똑같은 반복을 계속한다. 간신히 입주한 임대아파트에서 예전에 비하면 대통령이나 다름없는 삶이라고 말하는 할머니,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또 다른 가난 속으로 들어오는 필리핀에서 온 아내, 어디에서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가까스로 삶을 이어가는 손자. 그리고 2010년의 오늘, 여전히 자신의 터전을 지키려는 사람은 범법자에 불과할 뿐이고, TV속의 한 연예프로그램에선 임대아파트를 조롱하며 즐거운 웃음을 짓는다. 우스울 건 아무 것도 없다. 비극적인 것도 없다. 그저 삶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