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전원의 풍경을 자랑하는 뤽 물레(Luc Moullet) 감독의 고향 남부 알프스. 도시의 매연에 지친 이들이라면 쉼터로 찾을만한 자연 안에선 의외의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구분지어진 오망성(Pentagram)의 지형도. 광기의 진실을 찾아다니던 감독은 진지한 주제와는 달리 갑작스레 농담을 던지며 영화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마치 그의 영화에 지쳐버린 관객들의 마음을 짐작이라도 하듯 중간을 가르는 휴지부(intermission), 더러 등장하며 진지한 분위기를 산산히 흩어버리는 아주머니, 그리고 감독 부부의 말다툼으로 끝나는 엔딩까지, <광기의 땅(Land of Madness)>은 광기로 미친 자와 미치지 않은 자의 경계를 어디에서 그을 수 있는지에 대해 더욱 큰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