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의 기다림. 1989년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중심으로 결집되었던 버마(미얀마)의 민주화운동. 1990년의 선거압승에 고무되었던 버마의 시민들은 군정의 악랄함 앞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그리고 19년의 기다림 끝에 2007년 8월 15일, 비상식적인 교통요금인상으로 인해 대대적인 민주화운동이 다시 한 번 불이 붙는다. 승려들이 앞장 서서 시민들을 독려하고, 대학생들은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아 정의를 외친다.

철저한 언론탄압 속에 군사작전을 펼치듯 숨어서 버마의 현실을 알리는 이들, DVB(버마의 민주음성; Democratic Voice of Burma)는 버마의 외로운 투쟁을 세계에 전하는 유일한 미디어였다. 기자라곤 하지만 고작 가지고 있는 건 핸디캠와 핸드폰 뿐. 지원은 커녕 잡혀가는 걸 두려워하며 숨어있어야만 하는 이들. 강압적인 탄압 앞에 또 다시 좌절을 맛 본 버마의 역사에서 DVB의 기자들 또한 안전할 수는 없었다. <버마 VJ(Burma VJ: Reporting from a Closed Country, 2008)>의 나레이터는 힘이 빠진 목소리로 '그래도 해야 되는 것들이 있다'고 새삼 다짐한다. 놓을 수 없는 희망, 눈물겨운 자유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