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위키피디아


파란 전화박스의 시간여행.

<닥터 후>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순전히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유치하고, 황당하고, 그렇지만 또 경쾌하고, 즐거운, 그런 것들에 대한 자그마한 기대.


만약 이런 걸 기대하고 있다면 <닥터 후>는 상당히 만족스러울만 하다. 물론 때때로 호러 분위기를 물씬 풍길 때도 있다. 영국억양의 특성 때문인지 고답적일 때도 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닥터 후>는 어느 순간에도, 심지어는 극도의 위기에 몰릴 때조차도 특유의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스타트렉>처럼 사색적이기보다는 따뜻한, <배틀스타 갈락티카>처럼 사실적이기보다는 희극적인, 시간여행이라는 거대한 스케일 안에서도 기어이 소박함을 찾아내려는 전개.

저 파란 전화박스가 런던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50여년이 되어간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설명은 충분한 듯 싶다. 드라마 자체가 시간여행을 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으니. 곳곳에서 드러나는 영국문화는 보너스. 아! 이 한 마디를 빠트린 것 같다. 진짜 진짜 뻔뻔한 드라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