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situ, 2008, Poteau et planches en sapin, 250 x 100 x 100 cm
Vue de l'exposition F®ICTIONS, Galerie Arcade, Couvent des Urbanistes, Fougeres
ⓒ Sandra Aubry & Sebastien Bourg

산드라 오브리 & 세바스티앙 부르 (Sandra Aubry, Sebastien Bourg) : 홈페이지 보기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 중인 설치미술가들이며, 2006년 이래로 함께 작업해오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삶은 지시로 가득차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울리는 알람소리는 잠에서 깨어날 것을 지시하고,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는 순간 목적지를 지시하는 표지판에 시달린다. 그리곤 회사라 지시된 장소에 들어가 하루종일 상사로 지시된 사람의 지시를 받다가, 또 다시 집이라고 지시된 장소에 도착해서 피곤하다고 명령하는 뇌의 지시에 따라 수면에 들어야만 한다. 현대인들은 하다못해 직진, 좌회전, 우회전을 끊임없이 명령하는 네비게이션의 지시조차 거스르기가 어렵다. 휴대폰이라고 지시된 물건이 통화라고 지시된 행위를 강요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산드라 오브리와 세바스티앙 부르는 이러한 삶의 지시등을 거꾸로 달아버린다. "제자리에(In situ, 2009-2010)"에서 표지판이 자기자신만을 가르키도록 비틀어버리고, "파생상품(Produits derives, 2008)"에서는 인공의 건축물 안에 잠재된 화살표를 이끌어낸다. 그리곤 "시계(Horloge, 2009)"에서 누구나 원하지만 차마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내고야 만다. 시계에서 시침과 분침, 촛침을 뽑아내버린 것이다! 누군가가 정확하게 계획한 삶의 "미로(Labyrinthe, 2006)", 그리고 그 안에서 비집고 나오고야 마는 삶의 "균열(Crack, 2008)"과 "이명(Acouphenes, 2005)". 산드라와 세바스티앙은 이미 그렇다고 지시된 사물과 일상, 문화, 역사를 온통 헤집고 다니며 지시의 행간을 찾아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