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의 꿈은 과연 과거의 냉전체제의 유물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남겨진 미래에 대한 희망인 것일까. <스페이스 투어리스트(Space Tourists, 2009)>는 로켓발사기지가 있는 러시아의 한 마을의 모습을 통해 우주여행이라는 단어가 지닌 환상과 실상을 동시에 추척해간다. 누군가는 2천만 달러를 내고 우주선에 몸을 실지만, 또 누군가는 우주선이 남긴 파편을 주워 지붕과 농기구를 만들어야 하는 처지에 불과하다. 우주여행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는 한 편에선, 로켓이 분사하는 연료로 인해 잠재적인 건강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스페이스 투어리스트>는 우주여행이 지닌 음과 양을 동시에 보여주며 판단을 보류하지만, 우주여행의 소원을 이룬 부유한 여성이 '인류의 생존'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선 묘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