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호기심을 갖는 이란 시민들을 막아서는 정부. 모든 매체를 검열하고 단호한 규제를 만들어가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궁금증은 그리 쉽게 꺾이지 않는다. 마치 90년대 말 국내에서 일본문화가 암암리에 퍼져나갔듯, 이란 시민들에겐 위성방송을 받을 수 있는 접시안테나가 암암리에 보급되고 있다. 정부관료들은 수시로 순찰을 돌며 설치된 접시안테나를 떼어내고, 설치기술자와 시청자들을 잡아들이지만, 설치되는 접시안테나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만 간다. 검열된 인터넷을 피해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아가는 네티즌. 구하기 힘든 해외영화들을 DVD로 구워 돌려보는 영화매니아. 지하실에서 계란판으로 방음벽을 친 채 록을 연주하는 밴드는 말한다. '안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안 되는 걸 계속 하고 싶다. 그게 열정이다.' 막으려는 정부와 자유를 원하는 시민 간의 끝없는 술래잡기. 문화는 물과 같아서 가두어놓는다고 사라지지도 않을 뿐더러 넘쳐나는 순간 막을 수도 없다.


<버마 VJ>와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이란의 현대정치사가 궁금하다면 <왕비와 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