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돈으로 가치를 따지는 걸 좋아하는 현대인에게, 버마의 화가 라후라의 느긋한 삶은 영 마음에 안 들지도 모른다. 그냥 작품을 그려주다, 어쩌다보니 7번의 개인전을 하게 되어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화가. 자신의 작품이 왜 100불이나 되는지 모르겠다며, 자기 같으면 그렇게 큰 돈을 주고 사지는 않을 거라고 말하는 괴짜. 하루 두 끼와 차 석 잔, 그리고 옷 두 벌이면 살아가는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람. 라후라의 삶과 그의 추상화. 그의 소탈한 삶은 마치 세상의 모든 문제는 결국 욕심에서 비롯된다는 인생의 진리를 온 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