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조그마한 영화관, <살림 바바의 시네마 천국(Salim Baba, 2006)>. 버려진 필름들을 모아 조각조각 편집한 살림 바바의 영화는 내용도 없고 조악하기 이를데 없다. 하지만 넉살스럽게 푸근한 웃음을 짓는 살림 바바의 고물 영사기가 쏘아내는 1인용 영화는 동네 꼬마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춤과 노래가 있는 꿈으로 가득찬 세계. 매일마다 자신만의 영화관을 끌고 다니는 살림 바바의 영화사랑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행복으로 가득차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과 예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영화들이 사람들의 주변을 채워가지만, 그만큼 감성의 깊이는 점점 얇아져가는 것 같다. 돈과 테크놀로지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살림 바바의 영화관은 그의 아들에게 또 다시 물려지며 깊은 향기를 더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