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에는 신이 있었고, 또 다른 편에는 현실이 있었다. 감상에 젖게 만드는 강변의 사원. 전통적인 장례식 후, 고인의 물품들은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사원의 앞 화장터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 뒷편으로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철모르는 아이들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활의 고단함에 찌들어있다. 아이들은 죽은 이의 물품을 얻기 위해 강으로 뛰어들고, 죽은 자의 물품들은 금세 산 자의 목숨으로 이어진다. 무책임하거나 무능력한 부모들은 아이들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노력 덕분에 더욱 눈살이 찌푸려지는 삶을 이어나가고, 아이들은 그런 자신의 삶을 원망하고 증오한다. 삶과 죽음. 신과 절망이 배회하는 주변부. 다소 도덕적인 시선이 신의 타락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만 같아 조금은 불편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