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테일러 브로드스키(Irene Taylor Brodsky) 감독 자신의 부모를 주인공으로 한 자전적인 다큐멘터리. 평생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온 청각장애부부. 소리를 한 번 들어보는 게 그들의 유일한 꿈이다. 65세의 늙그막에 부부는 함께 내이수술을 받기로 결심하고, 그들의 딸 아이린은 부모의 감동적인 순간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초조한 기다림, 그리고 부모의 일생에 대한 회고.

두 사람은 손을 꽉 잡은 채 수술대 위에 오른다. 수술은 상당한 성과를 거둬 노년의 부부는 마침내 소리를 듣게 되지만,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들은 아름답다기보다는 불청객처럼 낯설기만 하다. 듣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와는 달리, 혼란스러움과 낯설음에 보조장치까지 떼어버리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딸은 착찹한 심정에 잠긴다. 듣는다는 것의 의미. 장애는 오히려 동지애를 견고하게 지탱해주며 행복의 바탕이 되었다. 함께 걸어가며 노력하는 모습이 부러우면서도 안타까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