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독특한 느낌의 캐나다 영화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주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마치 이와이 슌지의 러브 레터(Love Letter, 1995)>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름답지만, 기분을 좀 상하게 하는, 어찌보면 인간성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노년의 부부에게 불행한 일이 찾아온다. 아내 피오나(줄리 크리스티)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차 기억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피오나는 요양원에 입원하고 싶어하고, 남편 그랜트(고든 핀센트)는 그런 피오나를 곁에 두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녀의 병세가 차츰 심해지는 것에 괴로워하던 그랜트는 결국 피오나의 뜻을 받아들여 그녀를 요양원에 입원시킨다.

아내를 보기 위해 매일마다 요양원을 방문하던 그랜트는 점점 변해가는 피오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녀는 요양원에서 만난 다른 남자 오브리(마이클 머피)를 지극하게 대하기 시작하고, 점점 그로 인해 그랜트는 소외되기 시작한다. 급기야 피오나는 그랜트에게 더 이상은 찾아오지 말라고 말하고, 그랜트는 아내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오브리의 아내 마리안(올림피아 듀카키스)를 찾아가게 된다.

"어웨이 프롬 허"는 병으로 인해 떠나는 사람과 그로 인해 남은 사람이 겪는 외로움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간다. 감동을 강요하지도 않으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감정선으로 관객들을 함께 걷게 만든다. 억제된 색감의 미학을 지닌 사색적인 산책로와 같은 느낌을 지닌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