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하딘 트리오(Tim Hardin Trio)는 가벼운 터치와 산뜻하고 깔끔한 연주가 매력적인 그룹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구하기도 어려워 마치 남모르는 보물을 발견한 것과 같은 기쁨을 주기도 한다. 유러피언 재즈 트리오(European Jazz Trio)나 자끄 루시에 트리오(Jacques Loussier Trio), 마시모 파라오 트리오(Massimo Farao Trio)처럼 클래식을 재즈로 재해석하는 연주자들은 제법 있지만, Tim Hardin Trio는 그들과는 또 다른 특별한 스타일이 있다. 표정이 밝은 음악이랄까.

클래식에서의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는 파헬벨의 캐논을 Tim Hardin Trio의 연주로 들으면 마치 비오는 날 우산도 없이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서 따뜻한 홍차로 몸을 녹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된다. 알비노니(A. Albinoni)의 아다지오와 스메타나(B. Smetana)의 몰다우(El Moldava)를 경쾌한 터치로 즐겁게 만들어 버리고, 에릭 사티(Erik Satie)의 짐노페디(Gymnopedie No. 1)은 푹 자고 난 다음 날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떠올리게 한다. 차이코프스키와 베토벤이 빠른 업템포로 섬세하게 연주될 때쯤이면 Tim Hardin Trio에 완전히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이 음반의 아쉬운 점이라면 앞선 말했듯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이다. 나라마다 다른 에디션을 내는 걸로도 유명해서 딱 이 앨범이라고 찝어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롭고 희소성이 있다는 게 재즈의 매력이 아닐까. Tim Hardin Trio의 앨범은 소장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를 시작할 때와 끝낼 때 이처럼 미소를 지어주는 음반을 찾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