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새로운 사회 분석(Power: A New Social Analysis)』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


버트런드 러셀의 『힘: 새로운 사회 분석』은 사회에서 힘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힘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종류의 힘이 가장 바람직한가에 대한 탐구이다. 본 저술은 이러한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일단 러셀은 사회에서 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힘은 대체로 물리력이나 권력, 경제력, 영향력 등으로 나타난다. 러셀은 인간에게 이러한 힘이 매우 익숙하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힘은 주의 깊게 사용되면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매우 손쉽게 그 자체의 목적으로 전락하여 남용될 수 있다.

러셀은 다양한 힘의 형태를 비교하여, 지성에 기반한 힘을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제시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힘은 지성에 기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습관이나 프로다간다, 음모라든지, 혹은 더 심하게는 광신주의나 직접적인 물리력에 의존하게 된다.

힘의 관계가 발생하는 주요 이유는 대체로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그 속에서 협력을 통해 살아간다는 사실 때문이다.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각자의 욕망이나, 이익, 위신 등을 놓고 경쟁한다. 이는 구성원 사이의 갈등을 촉발하고, 조직 내부의 권력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흔히 처음의 목적을 상실한 채 그 자체의 목적이 되어, 인간의 자유와 창의성을 억압하는 독재로 변질된다.

힘이 그 자체의 목적이 되지 않기 위해, 러셀은 교육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교육은 인간이 스스로의 지적 능력을 개발하고, 사고능력 및 판단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이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자유로이 표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필수적이다. 러셀은 민주주의가 단지 충분조건일 뿐, 필요조건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도, 자유와 평등의 원리를 지향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체제라고 믿었다. 이를 위해서는 권력자를 견제하고 그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또한 시민 개개인의 자율적이면서도 관용적인 협력 정신이 요구된다.

이상의 내용이 『힘』의 주요 골자이며, 이를 통해 현재 세계가 점차 잃어가고 있는 듯 보이는 관용과 화해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