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에서 왕이 되는 사람들. 비록 다른 이들은 청소와 갖가지 잡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직업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지만, 표정에선 여유와 웃음이 떠나갈 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예술대학에서 학생들의 작품에 감탄하며 언젠가는 자신도 예술가가 될 거라는 희망을 지닌다. 또 어떤 사람은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나비에 대해 알게 되었다며 한껏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의 고향 아이티을 찾아가 어려움을 빠진 사람들을 도우려고 노력한다.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 한켠에서 조용히 복도를 쓸어담는 관리인들은 분명 있지만, 또 없는 존재이다. 복도를 걸어다니는 학생들은 좀처럼 그들의 눈을 마주치는 걸 두려워한다. 너무나 작은 존재이기에, 존경은 커녕 왠지 모르게 부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감춰진 삶 안에서는 누구보다도 큰 꿈과 마음이 있다. 비록 지갑은 곤궁하고, 이렇다하게 내세울만한 학위나 자랑거리도 없지만 조그마한 텃밭을 일구듯 가꾸어온 삶은 자긍심으로 넘쳐난다. 삶은 주관적이다. 한 소절 기타연주를 듣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