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Metzger (구스타프 메츠거)

1926년 독일 뉘른베르크(Nuremberg)에서 폴란드계 유태인으로 태어난 행위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1938년 영국의 '난민아동 후원운동(Refugee Children Movement; Kindertransport)' 덕분에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런던으로 망명했으며, 이 당시의 기억은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주요한 부분이 되었다.

예술에 대한 파업, 예술이 없는 예술. 196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전후세대는 인간에 대한 실망감으로 가득했다.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s sake)'을 모토로 하며 작가주의에 빠져있던 모더니즘은 나치예술로 인해 치명타를 받았고, 소련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엘리트적 이상주의는 냉전이 가져온 증오와 기술경쟁의 폐혜만을 유산으로 남겨놓았다. 예술과 정치, 그리고 사회의 잠재적인 폭력성. '자동파괴적 예술(Auto-Destructive Art)'이라 스스로 규정짓는 구스타프 메츠거의 작업들은 서구역사가 쌓아올린 문명의 금자탑을 공격해들어간다.

나일론천에 염산을 들이붓는 <Acid action painting>는 전시장 안에 곱게 보존되어 있는 비정치적인 전통미술을 야유하고, <Liquid Crystal Environment(1965)>의 시각적인 공기와 <Victory of the Sun(2006)>의 하늘로 향하는 자동차는 서구문명이 지녀온 테크놀로지에 대한 환상을 환경파괴로 드러낸다. 인간에 의해 자행된 잔인한 역사의 풍경은 <Historic Photographs>로 재생되고, 1960년부터 거의 40년 가까이 모아왔다는 신문들은 <100,000 Newspapers(2003)>에서 버려지며 하나씩 일깨워진다. 쉽사리 잊혀지고, 더러는 아예 관심조차도 얻지 못하는 타인의 불행들. 구스타브 메츠거의 풀리지 않는 분노는 폭력 그 자체 뿐만 아니라, 망각으로도 향해있다.



Gustav Metzger, Historic Photographs: Terror and Oppression 2007
Installation at Zacheta National Gallery of Art, Warsaw, Two black and white photographs on fabric, 444*563cm and 444*471 cm, 2007
Photograph S Madejski, © 2009 Gustav Metzger
출처 : http://www.serpentinegaller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