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2009에서 대상과 시청자상을 휩쓸며 화제를 낳은 작품.

사람들과 이마를 마주대며 중생들의 구도만을 위해 살아가는 티베트의 라마승. 삶과 종교를 구분하기 힘든 티베트의 삶은 여전히 낯설고 생경하면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것 같다. 존경받았던 고승 라마 콘촉의 수제자 텐진 조파는 윤회를 믿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에 따라 입적한 스승의 환생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점성술의 점괘는 텐진 조파가 태어나고 스승과 만난 장소인 춤 계곡에서 라마 콘촉의 환생을 만날 수 있을거라며 그의 길을 이끈다. 스승과의 해후를 기다리며 계속해서 걸어나가는 텐진 조파가 말하는 티베트 불교의 자유로움. 마침내 만난 한 꼬마아이는 스승이 쓰던 염주를 보자 마치 제것처럼 목에 걸고 도저히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이는 신기하게도 스승이 쓰던 물건들을 낯익어 한다.

한 치에도 어긋나지 않은 점괘. 아이를 스승의 환생으로 인정하는 달라이 라마. 새로운 이름과 삭발의 의식, 그리고 부모와의 생이별. 스승의 사진을 보고 이건 나라고 말하는 꼬마아이의 곁에는 항상 텐진 조파가 있다. 세속적인 눈으로 보기엔 너무나도 안타깝고 거짓말 같은 이야기. 아무리 질문을 던지려해도 종소리만이 조용하고 경건하게 울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