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힙허레이, 드디어 끝났다. 쌓이는 스트레스로 얼마나 많은 샤프심을 부러뜨려야만 했던가. 다시는 펼쳐보지 않아도 완벽히 끝장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무사히 완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정말 많은 난관이 있었다. 극초반에는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내용들 땜에 조급증이 들었고, 또 어찌나 구성이 세분화되어 있는지 거듭 반복되는 내용을 땜에 지겨울 때도 있었다. 삼각함수 때에는 공식 폭탄-_-으로 패닉에 빠져들기도 했고, 미적분, 특히나 정적분의 더러운 계산 탓에 거의 신경쇠약의 문턱에 다다랐으며, 벡터 같은 경우엔 끝까지 아는 듯 모르는 듯 아는 것 같은 상태를 넘어설 수가 없었다. 거의 매일처럼, 왜 굳이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포기하면 편하다는 게으름의 유혹을 정말 순전히 의지로 밀쳐내야 했다.

그럼에도 어쨌든 꾸역꾸역 버텨내었다! 진도를 뺄 때마다 그 전까지의 내용을 싸~악 잊어버리는, 빌어먹을 까마귀 뇌라 슬프지만, 어찌되었든 이제 본격적인 수학의 세계로 돌입할 수가 있는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

젠장. 그렇게나 힘들었는데 이제야 진짜 시작이라니. 털썩. 세상이 그렇지 뭐.

그래도 좋은 준비 단계이긴 했다. 입시 준비도 아니고, 또 정석만 보고 끝낼 것도 아니다보니, 문제 풀이보다는 수학적 사고에 익숙해지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풀이 과정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은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다소나마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를 연습하는 시간이 되었던 듯 싶다. 게다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겨우 정석을 뗐을 뿐인데도, 정말 무서울 정도로 딱 그만큼 이해의 폭이 늘어났음을 느끼기도 한다.

어쨌든 정석은 생각보다 훨씬 더 두껍고-_- 어려웠다-_-. 빨리 준비 운동을 마치고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동안 상당히 조바심이 났었는데, 이제부턴 좀 마음의 여유를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며-_-) 첫 단추로 선택한 Stewart의 Calculus가 무려 천페이지가 넘네... 휴우.



p.s. 지옥같은 기억력 땜에 나름대로 정리해 두어야만 했던 공식들을 아래에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