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다. 어메이징하다. 쿨하고 어메이징하다. 호들갑스러워 보이지만, "문라이즈 킹덤"은 이런 표현이 더없이 적절해 보이는 영화이다.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틸다 스윈튼 등의 조합부터 심상치가 않다. 똘기어린 감독과 똘기어린 배우들, 그리고 똘기어린 이야기가 모인 영화는 기어이 똘기어린 사랑으로 아주 뻔뻔스럽게 제모습을 드러내어 보인다. 고의성이 아주 다분한 전형적인 미장센과 상징, 그리고 색바랜 사진과 같은 색감만으로도 이미 눈은 즐거워진다. 마치 "한 여름밤의 꿈"을 팀 버튼이나 코엔 형제 등 여러 감독이 동시에 찍은 듯한 정신없는 화면의 이동과 구성은 더욱 더 매력적이다.

어른의 세계와 아이의 세계를 나눠놓는, 전형적인 세계의 구분법을 적극 활용하는 웨스 앤더슨은 마치 관객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현재의 시대에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건 아마 어른들은 아닐 꺼예요. 어쩌면 아이들은 가능할 지도 모르죠.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가능한 건 또 아니에요. 세상에 물들지 않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지닌 아이들만이 사랑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괴짜들만이 사랑을 할 수 있고, 또 그들의 사랑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웨스 앤더슨의 시선에 따르자면 그런 아이들이 있는 한 세상에 희망은 있다. 엉뚱하더라도 마음 따뜻하고, 제멋대로이지만 세상을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지 않는다면, 어른들과 세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존재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