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안 재즈 트리오European Jazz Trio

피아노, 마크 반 룬Marc Van Roon
베이스, 프란스 반 호벤Frans van der Hoeven
드럼, 로이 다쿠스Roy Dackus

정말 오랫동안 벼르고 별렀던 그들의 공연.

어느덧 "Adagio", "Libertango" 등의 10장이 넘는 앨범을 모아오며 팬을 자처하고 있으면서도, 이제서야 처음 찾아간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공연에선 역시나 라이브보다 더 좋은 레코딩 따윈 절대로 없다(!)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을 기억하며 찾아간 공연장에선 센스와 재치, 그리고 자유로운 에너지가 너울대고 있었으니...

기존의 앨범에서도 수록되었던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이나 'Maria (West Side Story)'등에선 부드럽고 따뜻하던 음색에 더해 강렬한 힘이 뿜어져나왔고, 재편곡된 "Summer Time'이나 혹은 베토벤의 교향곡 등에선 한없이 서정적이고, 또 약간은 우울한, 갑자기 추워지는 가을과도 썩 잘 어울리는 감성을 느낄 수도 있었다.
또 락페스티벌에서 UV도 도전했던 라디오헤드의 오리지널 곡들에 도전하는 과감성이라든지, 혹은 앵콜곡으로 선보인 '아리랑'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의 센스 역시 빛을 발했고,  특히나 피아노의 마크 반 룬과 베이스의 프란스 반 호벤이 보이는 안정적인 연주 위에서 가끔씩 터져나오는 로이 다쿠스의 드럼 연주는 그야말로 재즈다운 자유로움을 한껏 발산하며 한껏 몸 안을 뜨겁게 만들어주었다.


생전 처음 가본 LG아트센터의 가을. 고층 빌딩과 오피스의 불빛이 꺼질 줄 모르는 역삼동의 한가운데 안에서 느꼈던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의 선율. 공연장 안과 밖이 드라마틱하게 갈라지는 이질감이 특히나 소중했던 하루였던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