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편의 다큐멘터리. 관심도 어조도 다르다. 하지만 "트루맛쇼"와 "경계도시2"는 똑같은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연출된 사회. 맛에 대해서건, 사람에 대해서건, 이미지와 대본을 필요로 하는 사회의 모습을 말이다.

사실 현대사회의 모습 자체가 재미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명예를 남긴다"는 말과는 달리, 인간은 더 이상 무언가를 기억하기 위해 쓰거나 읽거나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오늘은 내일이면 잊혀져버린다. 오늘 남긴 기록들 역시 다시 돌아보지 않을 기록들이다. 관심은 즉흥적으로 일어났다가 또 순식간에 사라진다.

TV에 소개된 맛집들이 가짜메뉴를 유지해야 되는 기간. 송두율 교수가 신문과 TV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기간. 이 기간이 똑같이 '1달'이라는 사실이 왠지 예사롭지가 않다. 가짜맛집에 열광하며 찾아들고 실망하고 또 다시 열광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한 사람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매몰하고 또 다른 사냥감을 찾는 시간도, 1달이면 충분하다. 각본을 쓰는 사람들도, 각본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도, 이 춤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다. 그 수많은 연출들이 또 다시 똑같이 재연될 것이라는 걸.

기억하지 않는 문화 안에서 살아간다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인 거 같다. 어제의 뉴스는 잊혀질만한 할 때쯤 다시 오늘의 뉴스가 된다. 한 사람이 평생을 가꾸어 이루어온 철학이 한순간의 관심으로 인해 무너져내리는가 하면, 오늘 막 문을 연 가게가 한순간의 관심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많던 눈들은 이내 무관심으로 돌아간다.

관심의 소비 속에서 무책임이 떠돌아다닌다. "허영의 시대", 망각에선 정체성의 유통기한도 고작해야 1달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