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감각이 번뜩이는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진단. 두 명의 마이클, 마이클 무어와 마이클 센델이 만난 듯한 느낌을 주는 다큐멘터리.

"인사이드잡"은 말 그대로 전세계의 모든 사람을 경악시켰던 2008년의 책임자들을 찾아나선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외적인 해가 아니었다. 1980년에서 현재에 이르는 포괄적인 시선 안에는 차근차근 부패해 온 제도의 역사가 담겨있다. 월스트리트는 자신의 돈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은행예금으로 돈놀이를 하고 싶어했고, 자신들의 부채를 다른 사람들의 부채로 만들기 위해 광고와 법에 노력을 기울였으며, 2008년의 금융위기에서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자본의 허상들을 다른 이들의 세금으로 메꾸려고 했다.

"인사이드잡"은 유쾌하게 조소한다. 거대자본이 열심히 자본을 모으는 사이, 제도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의 집을 잃어갔는지, 일을 해서 조금씩 돈을 모아가던 사람들이 어떻게 파산해갔는지,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점차 더 가난해져갔는지, 나레이터 맷 데이먼의 어조는 이 엄청난 부조리를 설명하는데에 2시간이라는 시간도 모자라보인다.

수많은 구체적인 예들로 현실감을 더하는 작품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650달러의 1970년에서 10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현재의 등록금을 고발하는 예는 산업과 학원의 연합이 제도라는 장치로 어떻게 대학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내쫓아왔는지를 너무나도 적절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마이클 센델이 물었던 질문은 "인사이드잡"에서도 똑같이 유효하다. 금융공학자들이 진짜 다리를 만들어내는 엔지니어보다 수십배에 이르는 돈을 받는게 왜 당연한건지, 정말 그들이 해온 일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일인지. 그들은 단지 허상을 만들었을 뿐이다. 꿈은 악몽이 되었고, 사실상 악몽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