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코러스"는 정말 미루고 또 미루고 또 미뤄두었던 작품이다. 이 영화를 추천한 친구와 만날 때마다 받았던 은근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학생들과 선생님 간의 만남이라는 "죽은 시인의 사회"류의 뻔한 클리셰에 주저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시 그 뻔한 클리셰에 당하고야 말았다. 어떤 이야기일거라는 걸 이미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그럼에도, 호소력 넘치는 합창에 감동받고, 저런 선생님이 있었으면 하는 그런 또 다른 전형적인 기대를 가지고야 말았다.

"코러스"와 같은 작품을 만날 때면 진부하다는 말이 꼭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부해도 마음의 울림을 주는 작품들도 있고, 반면에 아무리 새로워도 그저 불쾌하기만 작품들도 있고... 어떤 때에라도 모든 기준들을 넘어서고야 마는 설득력의 강렬한 힘을 실감할 수 있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