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rage : Act 1, Scene 3 #1, variable size, digital print


3장: 숫자 (수의 죽음)

마지막은 수의 소멸이다. 체계들이 무너져 내린다.
수와 돌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돌을 효과적으로 쌓기 위해 수의 개념이 도입된다. 비율이다. 그 비율은 수학의 기초가 된다. 도시는 우연의 조합이기도 하지만 무수한 수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수를 본다.





nany & plin, The Mirage : Act 1, Scene 3 #2, variable size, digital print


시간을 보고, 더 구체적으로는 시침과 분침, 초침을 보고 날짜를 보고 주가변동표를 보고 버스 번호판을 보고 환율을 보고 통장 잔고를 보고 유통기한을 보고 좌표를 보고 태양을 보고 고지서를 보고 생리주기를 가늠하고 고양이의 동선을 보고 탄수화물 함유량을 보고 몸무게를 보고 누군가의 가슴과 엉덩이 사이즈를 보고 번호표를 뽑고 번호표를 제출하고 주민등록번호를 외우며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저장하고 삭제하며 살아간다 이런 일련의 생활은 다름 아닌 숫자의 활동들이다.

병을 얻거나 사고가 나 멈추게 되면 그제서야 진리값에 가까워진다. 체온을 재고 간호사가 사라진 후 텅 빈 병실에 남은 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병동을 왜 숫자로 구분하지?’
우리도 결국 숫자다. 부서진 숫자.





The Mirage : Act 1, Scene 3 #3, variable size, digital print


연산 체계

1:고독 2:운 3:고분거리지 않음 4:죽음의 위험 5:도덕 6:통찰력 7:침묵 8:상실 9:나체 10:은둔 11:탈선 12:동정 13:무지 14:개성 15:불안 16:분노 17:순수 18:자아 19:만족 20:불만족 21:유혹...

(예제)
1+2=3
고독+운=고분거리지 않음
2+2=4
운+운=죽음의 위험
5+9=14
도덕+나체=개성
7+13=20
침묵+무지=불만족
18-8=10
자아-상실=은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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