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멋진 묘기를 선사하는 돌고래에 대한 잔혹한 진실들. <예스맨 프로젝트(The Yes Men Fix The World, 2009)>의 주인공들이 다국적기업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사기를 치고 다닌다면,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 2009)>의 주인공은 돌고래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군사작전을 펼친다. 너무나도 치밀한 준비에 감독은 주인공 리차드 오배리(Richard O'Barry)를 피해망상에 걸린 늙은이처럼 바라보지만, 그의 준비는 오히려 부족하다고 할 정도로 진실을 막으려는 노력은 만만치가 않다.

돌고래의 마을, 타이지(太地)는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끝도 없는 돌고래의 행렬이 이어지는 수려한 마을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을 곳곳엔 돌고래만큼이나 많은 출입금지표지판으로 채워져있다. 게다가 왠 수상한 차량은 마을에 진입한 촬영팀을 졸졸 뒤따르며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감시를 멈추지 않는다. 리차드 오배리는 자신의 길을 막아서는 마을사람들의 충격적인 비밀을 이야기한다. 해마다 이루어지는 끔찍한 돌고래 사냥의 진실. 거짓말로 얼룩진 화폐 속에는 궤양에 걸린 미소가 있었고, 돌고래에 대한 환상을 퍼트리는데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그는 마치 속죄처럼 붉게 묽든 바다를 지고 거리를 헤매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