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데뷔한 여성그룹 이뉴(enue). 미국에서 날라온 이아영, 이현영 자매와 이진경이 모인 3인조 그룹으로, 아주 잠깐의 활동밖에 없었기에 기억하는 분은 거의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이들의 데뷔앨범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2집에 대한 기대와 끝끝내 답이 없었던 기다림.

'갔어 때는 이미 지나 갔어. 니가 없이 이렇게 저렇게 좋은 때는 갔어 그러므로 이 노래도 끝이 났어.'라는 쿨한 가사로 깔끔하게 끝나는 '독립선언', 시원한 리듬으로 'Hey Man 후회하게 될 거야, 관둬'라며 외치는 'Hey Man', 차분하게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론인형' 등 이들의 1집 앨범은 듣는 순간 97년에 나왔다는 사실이 거짓말처럼 생각될 정도로 세련된 완성도로 가득하다. 그루브하고 펑키하게 베어나는 도시여성들의 우울함. 뜨거운 클럽의 분위기로 후끈 달아오르다, 어두컴컴한 집에 돌아와 차갑게 맺힌 천장의 빛망울들을 바라보는듯한 기분.

롤러코스터의 조원선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였으며, 세션에 이정식이 플룻과 색소폰으로 함께 하는 등, 당시 한창 인기를 끌었던 브랜디(Brandy)나 모니카(Monica)의 앨범들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구성이 탄탄한 편이다. 허스키한 미성으로 묘한 느낌을 주는 이아영의 보이스나, 특히 차분한 곡들의 가사를 전담하다시피 한 멤버 이진경의 감성 또한 유리처럼 투명한 초록빛을 발한다.



  1. 마지막 파티
  2. 독립선언
  3. 너무 어렸던거야
  4. Hey Man
  5. 꿈속의 너
  6. 헤어진 만큼
  7. 느낌이야
  8. 오늘... 꼭
  9. 1+1=1
  10. 금지된사랑
  11. 마론인형
  12. Hey Man(M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