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e White (패 화이트)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 파사데나(Pasadena) 출신의 미디어아티스트. 현재 LA에서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은 공간을 규정하고, 공간은 사람을 규정한다. 뉴요커라든지 파리지엔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뉴욕이나 파리에서 사는 사람 이상을 의미하듯, 공간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스스로에 대한 틀과도 같다.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전혀 이상함을 느낄 수도 없는 사각의 일상. 패 화이트의 공간들은 다소 짖굳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을 괴롭히며 삶의 공간을 낯설게 만든다.

좁은 새장에 다시 한 번 층을 주어 갑갑한 느낌을 더하는 <Floor Cage, 2005>, 화려한 색채로 공간을 장식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공간을 잠식해나가는 듯한 <Chandelier, 2007>, 그리고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들을 위한 <A Clubhouse for Dogs, 2009>까지 패 화이트는 이미 존재하는 공간의 규정성을 부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재치있게 강화시켜나간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 출품된 <The Birds Nest, 2009>의 경우, 지저귐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 새장으로 구성된 전시공간 안에서 방문객들은 한낱 새장 속에 스스로 날아든 새에 불과해진다. 소란스러운 언어(Noisy Words), 사각의 틀을 뚫고 날아갈 수 없는 새들. <Smoke Knows, 2009>처럼 오로지 담배연기만이 작은 새장들의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뿐이다.


Pae White, Smoke Knows, Cotton and polyester, tapestry, 114"*258", 2009
출처 : http://www.art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