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 Durant, 200 Years of White Lies, Electric sign with vinyl text, 96 x 113 1/2 inches, 2008
출처 : http://www.blumandp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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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시애틀 출신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생활하며 작업 중이다. 2006년 부산비엔날레 등에 초대되는 등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작가이다.

200여년에 이르는 미국의 역사. 애석하게 패한 자들을 향한 영웅주의와 미개한 민족들을 향한 정복주의의 기념물들. 흔히 말하듯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에 패자들의 무덤 위에 세워지기 마련이다. 샘 듀랜트는 무덤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현재 미국을 살아가고 있는 역사의 수혜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의 질문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답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과연 역사의 패자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사과를 한 적이 있었는가."

<Scenes from the Pilgrim Story>에서 영국의 청교도 박해를 피해 신대륙으로 떠나온 메이플라워의 숭고한 선조들이 가한 미국 원주민 박해의 풍경은 마치 박물관의 전시물들처럼 재구성되고, 그 후로 현재까지도 완전히 뿌리뽑히지 못하고 있는 원주민과 이주민 사이의 잔인한 학살의 기록들은 <Proposal for White and Indian Dead Monuments Transposition, Washington D.C.>에서 우울한 기념비로 세워진다. "이것이 자유인가?(This is Freedom?)"라는 직접적인 질문이 담긴 <Eletronic Signs>의 일련의 텍스트 작업들은 광고의 상술처럼 환히 빛나며, "200년 간 이어진 백인들의 거짓말(200 years white lies)"에 부정당한 "우리는 인간(We are the People)"이라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너무나도 간단하게 잊혀지는 휴머니즘의 모토로 베트남전과 68혁명의 패배자들을 조문한다. 기념품주의의 낭만으로 채색된 패자들의 무덤. 샘 듀랜트는 이중의 아이러니로 역사를 횡단하며 과거의 미국에서 현재의 미국을 예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