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알려져있다시피 <일 포스티노>는 "네루다와 우편배달부(Ardiente Paciencia : El Cartero de Neruda)"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가 이탈리아로 쫓겨나면서 만난 우체부 마리오와의 쌓은 특이한 우정을 담고 있다. 어촌마을에서 자란 마리오는 이렇다할 학교교육도 받지 못했으며 어촌의 생활을 따분하게만 생각하는 순박한 청년이다. 그는 네루다가 이 마을로 찾아온 우연한 기회에 그를 위한 전속배달부로 취직하게 된다. 네루다의 팬이었던 우체국의 책임자로 인해 마리오는 그와 그의 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는다.

마리오는 편지를 배달하며 그에게 시를 쓰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졸라댄다. 처음에는 귀찮게만 생각했던 네루다는 그의 순박함과 솔직함을 알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던 마리오가 점점 과감하게 네루다를 압박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다. 마리오는 네루다와의 우정 덕분으로 그가 사랑했던 여인과 결혼도 하게 되고, 점점 사회에도 눈을 뜨기 시작한다. 마침내 칠레정부로부터의 추방령이 풀려 다시 돌아가게 된 네루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가 다시 찾아왔을 때 마리오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이다. 그리고 마리오는 네루다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남긴다.

<일 포스티노>는 칠레와 이탈리아 역사의 한 장에 있는 작품이기에 선결지식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20세기 전반에 걸친 정치적 혼란은 이 작품의 주요한 배경이 된다. 군부와 독재가 연이어 발생했던 칠레와, 북부의 도시와 남부의 농촌 사이의 정치적 분열, 파시즘의 등장과 패배 등이 이어진 이탈리아. <일 포스티노>는 불행한 시대에 나타난 행복한 시간에 대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