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들(Noodle)>은 길을 잃은 사람들의 방랑기이다. 엄마를 잃어버리고 이스라엘에 남겨진 어린 중국인소년, 남편을 전쟁에서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스튜어디스, 그리고 별거하며 결혼생활의 의미를 잃어버린 부부. 소년의 등장과 함께 교묘하게 감춰놓은 들추고 싶지 않은 비밀들이 드러난다.

힘들게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스튜어디스 미리(밀리 아비탈)에게 가정부가 자신의 아들(누들; Noodle, 바오치 첸)을 잠시만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금방 돌아오겠다던 가정부는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미리와 그녀의 언니 길라(아낫 왁스만)는 가정부를 찾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수소문하던 중, 가정부가 강제출국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리는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인 소년과 함께 지내게 된다.

이 영화는 낯선 이방인의 등장으로 인한 일상의 조그만 파문들을 주의깊게 관찰한다. 전쟁으로 인해 2번이나 남편을 포화 속에서 잃어버린 미리는 이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미리는 언니와 형부(알론 어부트불)가 잘 지내길 바라면서 별거 중인 형부를 돌봐주지만, 정작 형부는 미리에게 모호한 감정을 지니게 되고, 언니 길라 또한 미리의 노력을 오히려 불편하게 받아들인다.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지만 엄마를 잃어버린 소년 누들을 통해 미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시대와 사회가 가져다준 불행으로 인해 이들이 서로에게 가지게 되는 연민은 일종에 동지애에 가깝다. 인정없는 전쟁과 이민자법, 아무리 옹호한다고 하더라도 국가라는 개념 속에서는 다양한 개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만큼은 부정하기 힘들 것 같다. 따뜻함과 유머는 특별한 개체들과 가까워지는 관계에서 나타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