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

왜 고전을 직접 읽어봐야만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것만 같다. 개인의 이기심에 따른 시장의 자유,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은 이 방대한 저서의 결론에 불과할 뿐이다.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은 무엇보다도 18세기 중후반 당시, 영국이 처해있었던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이며, 임금, 물가, 세금, 관세, 대외관계 등 당시의 각종 현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의 첫 장에서부터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아담 스미스의 판단기준은 한결같다. 물건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좋은 정책이고, 그 반대라면 나쁜 정책이다. 오늘날식으로 말하자면 물가안정, 어찌보면 그는 수십년간 이에 대해서만 골몰해온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왜 물가를 낮추어야 하는가. 동일임금이라도 물가가 낮아지게 되면 일반서민들의 구매력이 향상되게 된다. 구매력이 향상되면 당연히 전반적인 소비 역시 늘어나게 된다.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을 촉진하게 되므로 보다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게 되어 임금이 상승한다. 또한 생산자의 경우엔 많은 물건을 팔게 되는 만큼 이윤이 늘어나 생산개량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생활수준의 향상은 보다 많은 아이를 낳는 데에도 기여하게 되어 노동생산력의 증가를 약속한다. 생산개량이 이루어지고 노동력이 증가된만큼 생산이 촉진되어, 이는 다시금 물가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 수가 비교적 적은 주인들은 훨씬 쉽게 단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률은 노동자들의 단결을 금지하고 있는 데 비해 주인들의 단결은 인정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 해도 적어도 금지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는 노동가격을 내리기 위한 단결을 금지하는 의회법은 없지만, 그것을 올리기 위한 단결을 금지하는 의회법은 많다. ... (중략) ... 따라서 노동자들이 이렇게 소란한 단결의 폭력에서 무언가 이익을 끌어 내는 일은 매우 드물며, 이런 단결은 일부는 행정 관료의 간섭 때문에, 일부는 주인들의 완강함이 더 세기 때문에, 또 일부는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눈앞의 생계를 위해 굴복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모자의 처벌이나 파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얻는 일 없이 끝나고 만다.
- 아담 스미스 지음, 유인호 옮김, "국부론", '제1편 노동 생산력 개선과 노동 생산물이 국민 여러 계층에 자연적으로 분배되는 질서에 대하여, 제8장 노동임금에 대하여', 동서문화사, p. 80-81

(그러나) 노동자의 이익은 사회의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그는 그 이익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그것이 자기의 이해와 결부되어 있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생활 상태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시간을 그에게 주지 않으며, 그의 교육과 관습은 그가 충분한 정보를 얻더라도 판단할 능력이 없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공공의 심의에 있어서 그의 목소리는, 어떤 특정한 경우에 고용주가, 노동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고용주 자신을 위해서 고무하고 선동하고 지지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아무도 들어 주지 않고 존중도 해 주지 않는다.
- 같은 책, '제1편 노동 생산력 개선과 노동 생산물이 국민 여러 계층에 자연적으로 분배되는 질서에 대하여, 제11장 땅값에 대하여', p. 264

큰 재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큰 불평등이 있다. 한 사람의 부자가 있으면 적어도 500명의 가난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소수자의 풍요는 다수자의 가난을 전제로 한다. ... (중략) ... 오랫동안의, 어쩌면 몇 세대에 걸친 노동을 통해 취득한 고액의 재산가가 단 하루라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것은 사법관료의 보호가 있기 때문이다.
- 같은 책, '제5편 주권자 또는 국가의 수입에 대하여, 제1장 주권자 또는 국가의 비용에 대하여', p. 742

고용주들의 경우 아무런 이유 없이 호락호락하게 임금을 높여줄 리도 없고, 생산자들의 경우 추가적인 수입 없이, 혹은 상품값이 하락하는 데에도 생산개량을 할 리가 없고, 단순한 인구증가는 정확히 이와 반대되는 고통의 연쇄를 낳을 것이 분명하고, 아담 스미스는 순환의 첫 단추로 물가의 하락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간은 이기심의 동물이기에 아무런 이유없이 이타심만으로 물가를 내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담 스미스는 시장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국왕이나 대신들이 사치금지법이나 외국산 사치품의 수입금지 등으로 개인의 경제를 감시하고 그 지출을 억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가장 큰 무례요 주제넘은 짓이다. 그들 자신이야말로 언제 어느 때나 예외 없이 그 사회의 가장 큰 낭비자들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출이나 잘 감시하기 바란다. 그러면, 개인의 지출은 안심하고 개인에게 맡겨둘 수 있다. 그들 자신의 낭비가 나라를 파멸시키지 않는데, 그들의 신민이 그것을 파멸시키는 일은 결코 없다.
- 같은 책, '제2편 자산의 성질 축적 용도에 대하여, 제3장 자본 축적에 대하여 또는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에 대하여', p. 356-357

아담 스미스의 자유방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사회가 왕에 의해 지배되는 군주정 사회였다는 걸 먼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예산의결권이 의회로 넘겨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각료 임명권은 왕에게 있었고, 의회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투표권조차 귀족이나 지주, 자본가 등의 상류층으로만 한정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가 일반적인 국민의 삶에 관심을 기울였을리가 만무하다. 각종 낭비와 사치, 부정부패는 물론이고, 정책도 거의 대개 지배층 자신들의 이익을 넓히는 방향으로 채택되기가 일쑤였다.

가령 스페인의 경우 16~17세기 내내 이어진 남아메리카를 비롯한 식민로부터의 막대한 금은 수입은 스페인 왕가의 낭비와 부패로 인해 그 가치만 나날이 떨어졌을 뿐 국민의 생활향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고, 영국의 경우 프랑스와의 과열된 식민지 경쟁과 각종 독점정책으로 인해 국가부채는 부채대로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식민지는 식민지대로 반발이 커져가고 있었다. 실제로 1776년 "국부론"이 출간되고 몇 달 지나지도 않아 미국에서는 독립전쟁이 발발했으며, 프랑스 왕가는 이 전쟁을 통해 영국과의 자존심 싸움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한 끝에 불과 13년 후 프랑스대혁명으로 종말을 맞는다.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 양쪽 모두에게 연이은 정책적 실패를 부채질한 끈질긴 악연은 1806년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으로 정점을 찍은 후, 결국 나폴레옹에게는 몰락으로, 영국에게는 1832년의 선거법개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상류층의 욕심과 그에 따르는 각종 예산낭비로 점철된 정책을 바꿀 수만 있다면 평범한 일반국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국부론"의 전체적인 요지가 된다. 워낙 많은 제안이 있어 모두를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다음과 같이 대략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궁전과 같은 호화찬란한 건물 등을 짓는다거나 하는 사치를 그만두어 예산을 아낀다.

2. 사법권을 완전히 독립시켜 왕이나 의회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한다. 아울러 상류층 자산가들에 의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선 법관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3. 도로, 다리, 운하, 항구 등 공공시설이나 기초교육 등의 공공사업을 국가가 직접 운영하도록 한다. 이는 개인이 공공사업을 장악했을 때 발생가능한 사적요금으로 인한 생산비용의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공공사업의 경우 지방자치에 위임하여 비용을 절감한다. (아직 공중보건이나 공교육의 개념이 확립되지 않았던 때라 의료라든지 혹은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은 이러한 공공사업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대신 대학의 경우 다른 어떠한 지원이 없이 오로지 수업료만으로 운영되어야한다고 보았으며, 교수의 자율성과 학생의 자율성을 강조한 부분이 흥미를 끄는 부분이다. 즉, 교수의 수입은 그의 수업을 찾는 학생수에 따라 달려있으며 그 밖의 다른 어떠한 이해관계에도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시장을 확대하고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언제나 판매업자의 이익이다.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흔히 공공의 이익과 충분히 일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언제나 그것에 반하지 않을 수 없으며, 판매업자들이 그들의 이윤을, 자연히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 이상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그들 이외의 동포로부터 불합리한 세금을 징수할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상업상의 어떤 새로운 법률이나 규제에 대해 이 계층에서 나오는 제안에는 언제나 큰 경계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야 하며, 가장 용의주도하게, 가장 의심 깊은 주의를 기울여 오랫동안 신중하게 검토한 뒤가 아니면 결코 채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 이해가 결코 공공의 이해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계층의 사람들, 일반적으로 공공을 속이고 억압마저 하는 것을 이익으로 생각하는 계층의 사람들, 따라서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우, 공중을 속이고 억압해 온 계층의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 같은 책, '제1편 노동 생산력 개선과 노동 생산물이 국민 여러 계층에 자연적으로 분배되는 질서에 대하여, 제11장 땅값에 대하여', p. 265

상인은 반드시 어느 특정한 나라의 시민이 아니라는 말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어디서 사업을 영위하느냐 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거의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며, 조금이라도 불쾌한 일이 있으면, 그는 자신의 자본과 그것이 유지하는 모든 산업을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겨 버릴 것이다.
- 같은 책, '제3편 여러 국민들에 있어서 부유의 진보 차이에 대하여, 제4장 도시의 상업은 농촌개량에 어떻게 이바지했나', p. 432

4. 수입관세를 낮춘다면 원자재의 경우 생산비용의 절감으로, 완성품의 경우 국내에서의 시장경쟁을 촉발시킴으로써 물가를 낮출 수 있다. 또한 밀수에 대한 유혹을 감소시켜 세수확보에 있어서도 더욱 유리하다. (18세기만 해도 밀수와 해적, 수송비용 등으로 원거리 수송이 매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5. 수출장려금을 폐지하여 국내생산품이 해외시장 대신 국내에서 판매되도록 한다. 이는 수출장려금이 없었더라면 이익을 누릴 수 없었을 국내생산품의 무리한 수출을 방지할 것이며, 따라서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이 활성화되어 물가를 보다 저렴하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6. 국가방위를 위한 상비군의 유지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막대한 군대유지비용으로 예산손실을 부추기는 식민지를 포기하거나, 혹은 합방하여 시민권을 주는 대신 세수를 확보하는 방안 등으로 가능할 수 있다. (아담 스미스는 군대나 혹은 하인을 비생산적 노동의 대표적인 예로 생각한다. 즉 이들의 비율이 낮을수록 생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 중계무역에 대해서도 그는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

상업과 개인 사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러 국가 사이에서도 자연스러운 연합과 우정의 유대여야 하는데, 그것이 불화와 적의가 가장 풍부한 원천이 되었다. 금세기와 전세기 사이에 국왕과 대신들의 독선적인 야심도, 상인과 제조업자들의 주제넘은 질투만큼 유럽의 평화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인류의 지배자들의 폭력과 부정은 예로부터의 악덕이며, 유감스럽지만 그것은 인간사의 본질로 보아 거의 교정의 여지가 없다. ... (중략) ...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의 대다수의 이익은 언제나 무엇이든 그들이 필요한 것을 가장 싸게 파는 사람들로부터 사는 것이고, 또 그렇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명제는 너무나 명백해서 그것을 증명하려고 어떤 노력을 한다는 것이 어리석게 보일 정도다. 상인과 제조업자들의 사리에 찬 궤변이 인류의 상식을 혼란시키지만 않았더라도 이것은 문제가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이해는 이 점에서 국민 대다수의 이해와 정면으로 대립된다.
- 같은 책, '제4편 정치경제학 여러 체계에 대하여, 제3장 무역차액이 불리한 나라에서 수입되는 재화의 특별 제한에 대하여', p. 506-507

우리의 상인들은 브리튼의 노동임금이 비싼 것을, 그들의 제품이 외국 시장에서 싸게 팔리는 원인이라 하며 때때로 불평하지만, 그들은 자산의 이윤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타인의 터무니없는 돈벌이에 대해서는 불평하지만, 자신들의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브리튼 자산의 높은 이윤이 브리튼 제품의 값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브리튼의 높은 노동임금과 마찬가지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 같은 책, '제4편 정치 경제학 여러 체계에 대하여, 제7장 식민지에 대하여', p. 623-624

7. 대 프랑스 무역에 있어서의 무역제한이나 적대적 관세를 철폐하여, 그렇지 않았을 경우 누릴 수 있었을 양국의 이익을 촉진하도록 한다.

8. 십일조 대신 수입에 따른 차별적인 과세(오늘날로 말하자면 누진세)를 시행하도록 한다. 이는 하층민들의 소비를 촉진하고 상류층의 사치를 억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9.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오늘날로 말하자면 부가가치세)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생활필수품의 경우 그 세금을 낮추거나 혹은 폐지하고, 사치품(오늘날로 말하자면 사치세)의 경우 그 세금을 무겁게 한다면, 하층민의 생활을 돕고 상류층의 사치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사치품의 범주는 상당히 넓은 편이라서 말 그대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물품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여기에 속한다. 가령 곡물, 비누, 소금, 가죽, 양초 등은 생필품에 속하지, 담배를 비롯한 각종 육류, 생선 등은 금이나 은으로 만들어진 식기만큼이나 생필품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10. 모든 종류의 독점을 금지한다. 이는 경쟁이 있었더라면 필히 이루어졌을 물가의 하락을 막는다. (아담 스미스에게 있어 독점의 의미는 상당히 넓은 편이다. 대 식민지 무역에 있어서의 독점을 중점적으로 비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적 분업을 중시한 그에게 있어 생산자가 상인의 역할을 하는 데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다. 가령 곡물생산자는 곡물생산자로서의 일이, 곡물도매상은 곡물도매상으로서의 일이, 곡물소매상은 곡물소매상으로서의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동업조합이나 도제수업이 야기할 수 있는 담합과 시장장벽은 물론이고, 동인도회사 등을 예로 들어 주식회사가 야기할 수 있는 도덕적 무책임에 대해서 논한 부분이 특히나 눈에 띈다. 그는 개인의 노력을 통한 자연적인 자본축적이 아닌 어떠한 종류의 자본의 집적도 경계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장을 넘기는 내내 정말이지 이 책은 아담 스미스를 입에 달고 다니는 기업가들이 읽어봐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직접적으로 겨냥한 대상은 바로 당시의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했던 왕과 지주, 공장주, 상인 등 부유한 계층의 방종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채로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었던 자산가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소자본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런 작은 소자본들의 활성화가 결국에는
모든 국민들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시장의 자유를 말한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세상에서 불평등을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순진한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러한 불평등 때문에 분노하거나 질투하지는 않아도 될 정도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또 때때로 가난한 야심가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제공하는 사회까지는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한 목적을 위해 내놓은 수많은 해법들이 이미 250여년이 지난 현재에는 아주 꼭 들어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비록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그가 지녔던 문제의식만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듯 보인다.

만일 주인들이 언제나 이성과 인간성이 명하는 바에 귀를 기울인다면, 노동자들의 과도한 열의를 부추기기보다는 적당하게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건강을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년을 통해 가장 많은 양의 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모든 종류의 직업에서 알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 같은 책, '제1편 노동 생산력 개선과 노동 생산물이 국민 여러 계층에 자연적으로 분배되는 질서에 대하여, 제8장 노동임금에 대하여', p.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