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장난, 악몽이 되다.

한 남자와 한 소녀. 그는 제임스 딘을 꼭 닮은 25살의 쓰레기청소부였다. 그녀는 막 어머니를 여읜 15살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는 그녀와 손을 잡고 함께 산책을 하고 싶어했을 뿐이다. 그녀는 그의 멋진 외모와 반항심을 동경했을 뿐이다. 한 번의 실수는 그들을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정처없는 여행을 떠나게 했다.

그들은 순진했다. 직장에서 잘린 그는 그들의 만남을 방해하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총구를 겨누었고, 그녀는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남겨지는 게 두렵기만 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기만 하면 누구도 그들을 찾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숲 한가운데에 나무집을 짓고 동화처럼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잡지를 통해서, TV를 통해서 보았다. 한 사람, 또 다시 한 사람, 또 다시 한 사람, 그의 총구는 점점 이유가 사라져갔다. 그녀는 그와 함께 있을수록 점차 다른 사람들과는 어울릴 수 없게 되어만갔다. 그들은 외로웠고 또 혼자였다.

그녀는 그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떠났을 때 그의 잔혹한 동화도 끝이 나야만 했다. 경찰의 추적을 충분히 따돌릴 수가 있었는데도, 그는 자동차의 시동을 끄고 순순히 수갑을 받아들인다. 신문에서 그들은 악마와도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에게 용서의 여지는 없었고, 그녀는 부끄러운 존재였다.

그는 왜 자동차의 시동을 껐던 것일까. 그들은 삶 속에서 외로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한 번의 꿈을 꾸었고, 그녀는 그 꿈조차 외롭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고, 그는 그 꿈의 마지막만큼은 멋진 결말이 되길 원했다. 자신의 멋진 외모처럼. 그 외의 가질 것이 아무 것도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