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실패.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는 멀리서 봐도 아름답지가 않다. 이 작품은 그저 잔혹하기만 하다. 전원의 풍경은 그저 평범한 일상을 담아내는 데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표면적인 묘사도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낡고 남루한 퇴색만이 있을 뿐이다. 퇴색된 공간을 어쩌다 채워놓는 대사 역시 지치고 보잘 것 없는 일상의 상스러움만을 강조해보인다. 갑작스러운 상황도 이미지들의 연속성 안에 수렴되어 고개를 한 번 갸웃하게 만드는 데에서 멈추고 만다.

특별한 것 없는 풍경의 흉물스러운 세속성. 아이러니가 없다는 게 이 작품의 가장 큰 아이러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