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이 한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 작품.

흑인 남성과 유대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정치적 의미를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화해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 그건 더 이상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익숙한 일상, 그리고 그렇게 굳어져버린 습관들. 움베르토 에코와 장 클로드 카리에르의 대담집 "책의 우주"에서 나오는 멋진 표제가 떠오른다. '닭들이 도로를 건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데에는 한 세기가 필요했다'라는.

- 속도 내지 말아요.
- 아닙니다, 이제 겨우 시속 19마일인데요.
- 제한속도를 준수해요.
- 네, 그런데 이곳 제한속도는 35마일인뎁쇼?
... (중략) ...
- 조심해요. 꼬마가 있어요.
- 네, 저도 봤습니다.

그들의 첫 드라이빙에서 나누는 소소한 말다툼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지 않을까 한다. 대단히 왜곡된 인용이긴 하지만, 이 별다를 것 없는 말다툼에서 삶의 모든 갈등이 함축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다.

35마일의 제한속도에서 19마일로 가기.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아무런 사고도 없길 바라는 똑같은 마음들. 너무 느리게 간다는 것은 때론 답답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간다는 것은 대개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