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bara Kruger, You Are Not Yourself, 1981

1945년 뉴저지 태생의 개념미술가. 그녀는 너무 유명하다. 광고나 디자인쪽에서 그녀의 팬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또한 그녀를 명백히 모방한 광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바바라 크루거의 작업들은 간단하게 정의내릴 수 있다. 말하는 사진. 매우 간결하고 심플하지만 그녀의 사진들을 주는 임팩트는 상당하다.



Barbara Kruger, Your body is a battleground, 1989

80년대를 주름잡았고 이제 텍스트로 자리잡은 그녀에게 다시 주목하게 된 건, 독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2개의 전시 때문이었다. 현재 함부르크의 쿤스트페라인(Kunstverein)에선 작업에 언어를 접목시킨 작가들이 모인 "Freedom of Speech"라는 흥미로운 전시를 찾아볼 수 있다. 마치 20세기 후반기를 다시 들여다보듯한 전시장에 바바라 크루거의 예전 작품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듯 느껴진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의 쉬른-쿤스트할레(Schirn-Kunsthalle)에선 바바라 크루거의 현재가 진행 중이다. "Circus"라는 제목의 전시에선 언어가 확장되어 정말로 '집이 되어버린'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 두 개의 전시는 꽤나 기묘한 느낌을 주었는데, 과거와 현재 간의, 두 개의 다른 장소 간의, '서커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달까.




분명 지금은 2010년의 끝을 보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1980년대의 연말을 맞는듯한 기분이 든다. 그건 바바라 크루거의 전시 때문인지, 아니면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에서 다시금 영구를 보게 된 것 때문인지 정확히는 알 수가 없다. 그저 내년이 1991년이 아닌, 2011년이라는 게 영 이상하게 느껴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