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y Gormley (안토니 곰리) : 홈페이지 보기

1950년 런던 출신의 조각가.

현대인들은 노출증에 걸려있다. 어디를 보든 무언가 보여주지 못해 안달이 나있는 것만 같다. 누군가는 자신의 재능을, 누군가는 자신의 상품을, 누군가는 자신의 외모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또 보여주려고 한다. 당장 메일함만 열어봐도, 볼 것을 강요하는 스팸메일들이 매일마다 수십, 수백통씩 쌓여있다. 하지만 보여주려 강요하는 것들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래서?'라는 질문만이 남는다. 노출증에 대한 염증 혹은 식상함. 안토니 곰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외피를 넘어 존재하는 인간의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인간의 내면, 고독한 지성의 명상. 텅 빈 세계에 홀로 던져진 <Total Strangers(완전한 이방인), 1997>의 시선에 당혹감이 깃는다. <The Angel of the North(북쪽의 천사), 1998>처럼 경건하고 성스러운 존재이지만, <Allotment(시민 농장), 1995-2008>의 콘크리트 인간들처럼 견고한 겉모습으로 자신을 숨기며 낯선 세상에서 적응해간다. 삶이 원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듯, 원하든 원치않든 <Wasteman(쓰레기 인간), 2006>은 삶 속에서 끊임없이 버리고 또 잃어버려야만 한다. <Breathing Room, 2006-2010>에서 남겨진 숨결엔 그가 말하지 못했던,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들이 남겨진다. 상실과 고독, 그리고 죽음. 안토니 곰리의 작업들은 부재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운다던 하이데거의 생각들과 많은 부분에서 맞닿아있다.


Antony Gormley, The Angel of the North, near Gateshead, Tyne & Wear, England.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