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ne Kirimura, Memory in water W-VI, mixed media on paper, 80*60cm, 2000
출처 : http://www.galeriedialogue.com/

Akane Kirimura (아카네 키리무라) : 홈페이지 보기

1952년 일본 쿄토 출신의 판화가. 1992년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에 참여한 후 현재까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전 국제소형판화전)>으로 수차례 국내를 찾아오기도 했다.

아무리 머물러있고 싶어도, 혹은 아무리 빠르게 지나치고 싶어도, 시간은 빠른 듯 느린 듯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매일같이 지나가는 하루에서 새롭게 만나는 것들과 사라져가는 것들. 아카네 키리무라는 하루가 지나가는만큼 무심해져버리는 시간을 차분한 색조로 기록해간다.

한순간을 뜨겁게 달구었던 순간들은 <Memory in Light>의 빛바랜 신문조각처럼, <Draft Notebook>의 찢어진 공책처럼, 아련한 향수의 온도만이 미지근하게 남겨진다. 시간의 거센 바람이 지나간 자리, 낯설어져버린 순간, 옹알이처럼 되내일 수 밖에 없는 <Internal Landscape>의 단편적인 인상들. 하지만 삶은 지속되는 것이기에 <Shape of life, 2007>의 또 다른 하루는 새롭게 태어나는 것들로 반짝인다. 무언가가 사라지고, 또 무언가가 새롭게 생겨나는 생명의 반복. 아카네 키리무라의 액자 속에선 망각의 그늘 틈으로 소박한 꽃의 숨결이 피어난다.